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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직업보다 취미가 정체성 설명하는 시대 될 것"

2018.10.22

[머니투데이] 배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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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민관 실행 사례 및 향후 과제 공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진행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 현장 모습.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개인의 문화·여가적 측면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가 및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관심·실천 증가와 민관의 서비스 형태 변화, 여가에 대한 사회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이 개최됐다.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문화예술교육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며 "그동안 문화예술 활동이나 취미 생활은 주말에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주중에 퇴근 후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문화예술교육 부분이 단지 공공 측면에서 정례화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보다는 사람들의 생활에 좀 더 활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 어떤 실행·정책 전략에 지원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전국 각지에서 이런 것들을 공유하면 더 나은 행정·서비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은 '창조는 편집이다: 예술, 삶의 균형점'의 주제의 기조 강연에서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성과를 이루고도 삶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휴식이 없어서다"라며 "문화라는 건 휴식에서 나오며 휴식은 '자기성찰'"이라고 말했다. 또한 "삶이 재미있어지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공부하는 문화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진행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에서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이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배영윤 기자

이어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의 연구 결과 및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장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여가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일과 삶의 불균형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비약적 발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놓치고 유예했던 부분이 최근 이슈 되고 있다"며 "제도 및 사회 분위기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적극적인 여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영역의 문화서비스는 보통 6시면 끝나는데, 이처럼 서비스와 서비스 이용자의 시간 불일치 문제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나중에는 직업보다 취미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정체성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늘어난 여가를 어떤 활동으로 채워나갈 것인지가 한 국가의 전반적인 문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진행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에서 장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소연 부천평생학습센터 소장은 "문화예술 학습 소외계층은 직장인, 특히 직장인 남성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퇴근 후 쉽게 들를 수 있는 동네문화시설의 콘텐츠를 그대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접근성 개선을 통해 시민 참여를 높인 퇴근학습길 사업의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임영숙 국립현대무용단 홍보마케팅팀장은 "현대무용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무용학교, 오픈업프로젝트(현대무용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만든 관객 서비스 프로그램)이 관심 높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일반인의 참여 확대, 현대무용에 대한 이해도 향상 등 눈에 띄는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진행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에서 이소연 부천평생학습센터 소장(사진 왼쪽)과 임영숙 국립현대무용단 홍보마케팅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유료 독서모임 플랫폼 트레바리를 운영하는 윤수영 대표는 취미와 취향을 바탕으로 경험과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했다. 윤 대표는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적응하지 않으면 경제적·윤리적으로 도태된다"며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보다는 모든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이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나고 여기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같이 하는 사람, 즉 공동체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룡 광주북구문화의집 관장은 사회적 여가에 대한 활발한 담론 형성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 관장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에는 열심히 일해야만 쉴 수 있는 노동사회에서의 여가는 또 다른 노동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인식된다"며 "'워라밸'은 일과 여가의 분리를 전제로 삶의 불균형을 극복하려는 개인들의 의지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여가는 순전히 개인적 영역에서 이뤄지고 여가활동에 필요한 돈과 시간으로 인한 여가의 양극화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며 "일과 여가를 분리해서 기계적으로 보는 관점이 아닌 둘 간의 관계성으로 중심으로 보는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개인들의 여가활동의 사회성을 찾아주고 매개하는 역할을 문화예술교육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 여가활동의 질적 변화를 이끌고 사회적 여가로 전환하기 위해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진행된 '워라밸 시대,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포럼에서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사진 위)와 정민룡 광주북구문화의집 관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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