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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떠나요 강심장] 문학과 역사를 그리며… 성북동 문화재야행

2018.06.21

[머니S] 심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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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문화재야행./사진=성북문화원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에 취해 잠 못 이루는 여름밤, 잠시 축구경기에서 눈을 떼고 소란하지 않은 불빛, 노랫소리를 따라 성북동 거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성북동은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많은 이야기를 가진 동네다. 문학과 음악이 함께했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볼 수 있는 동네이기도 한 성북동. 고즈넉한 여름밤에 골목길을 걸으며 성북동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성북동 문화재야행’에 주목하자.

오는 22~23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 ‘성북동 문화재야행’이 개최된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의 부제는 ‘빛과 소리의 길’이다. 야행 기간에는 성북동의 대표 문화재 및 문화시설이 개방되며 부제에 맞게 홀로그램, 프로젝션맵핑 등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북동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탄생된다.

야행기간 동안 심우장, 최순우 옛집, 이종석 별장 등 성북동의 대표 문화재와 성북구립미술관, 한국가구박물관, 성북선잠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개방된다.


◆“님은 갔습니다”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심우장 /사진=성북문화원

심우장(尋牛莊)은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이며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이 1933년부터 대한독립 1년 전인 1944년까지 살았던 곳이다. 마당에 만해가 직접 심은 나무가 있는 이 집 이름인 심우장은 큰 도를 깨우치기 위해 공부하는 집을 의미한다.

심우장은 남향을 선호하는 한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북향집인데 독립운동가였던 한용운이 남향으로 터를 잡으면 조선총독부와 마주보게 되므로 이를 거부하고 반대편 산비탈의 북향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제에 저항하는 삶을 일관했던 한용운은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44년 이곳에서 생애를 마쳤다.

심우장은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한국 문화재에 일생 바친 최순우의 집

최순우 옛집 /사진=성북문화원

최순우 옛집은 한국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과 뛰어난 안목으로 그 아름다움을 찾고 보존하는 데 일상을 바쳤던 혜곡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약 20년간 살던 집이다. 최순우 선생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근대한옥으로 2004년 일반에 문을 연 첫번째 시민문화유산이다.

최순우 선생은 개성부립박물관 입사 이후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내기까지 평생 박물관에 재직하면서 박물관의 발전에 힘썼던 사람이다. 한국 도자기와 목공예, 회화사 분야에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겼으며 여러 전시를 주관해 한국의 미(美)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했다. 그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22일은 저녁 9시, 23일은 저녁 7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조선 말기 부자의 삶이 궁금하다면, 이종석 별장

이종석 별장 /사진=성북문화원

이종석 별장은 조선 말기 부자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가옥으로 우리나라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근의 성락원(명승 제35호)과 함께 19세기부터 양반, 부자들의 별장이 많았던 성북동의 지역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조선말 부호로 알려진 이종석이 1900년쯤 지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관정’이란 이름을 얻었던 이 별장은 일제강점기에 정지용·이효석·이태준 등 문인들이 모였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개방시간은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실내는 입장할 수 없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덕수교회 쪽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한양도성./사진=성북문화원 제공

이외에도 성북동에는 조선시대 한양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한양도성, 한국 가톨릭 최초의 내국인 수도자를 위한 남자 수도회인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본원 건물 등 여름밤을 거닐기에 충분한 장소들이 숨어있다.

성북동에 거주했던 음악가들의 명곡도 새롭게 편곡돼 거리를 채울 예정이다. 또한 각 지역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들이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과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유형 및 무형문화재,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이번 ‘성북동 문화재 야행’은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재를 활용하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자료 및 사진 제공=성북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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