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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조선 마지막 궁중장식화 98년 만에 일반공개

2017.12.12

[머니투데이] 구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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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13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창덕궁 희정당 벽화' 전(展)

조선 마지막 궁중장식화 98년 만에 일반공개

창덕궁 희정당을 장식했던 대형 궁중 장식화가 9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3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을 통해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1868~1933)이 그린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를 첫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희정당 벽화는 해강 김규진이 1920년에 금강산 절경을 세로 196cm, 가로 883cm 비단에 그린 대형 궁중 장식화다. 비단에 그린 그림을 종이에 배접해 벽에 붙이는 부벽화 형식으로 제작됐다.

평안남도 출생인 김규진은 1885년 18세의 나이로 중국에 건너가 8년 동안 서법과 화풍을 수련했다. 1894년 귀국해 1896년부터 1907년까지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관직 생활을 하면서 어린 영친왕에게 서법을 지도하고 고종황제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 사진관과 화랑을 열어 활동했다.

이왕직(일본 궁내성 산하 조선 왕실 업무를 담당한 기관)은 1917년 창덕궁 내전 영역 화재 후 1920년 재건한 희정당 내부를 장식하기 위해 김규진에게 의뢰해 벽화를 제작했다. 원래 일본인 화가가 의뢰를 맡을 뻔 했지만 순종의 적극적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왕직은 "조선 사람의 미술을 숭상하며 겸하여 전하의 평생 애호하시는 본지에 어김이 없고자"라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김규진 '총석정절경도'. /사진=문화재청

벽화는 1920년 희정당에 걸린 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2005년 희정당 내부가 한 차례 공개됐을 때도 전각의 규모가 워낙 커 벽화는 먼 발치에서만 볼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벽화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처리를 마친 후에도 벽화를 수장고에 보관하고 희정당에는 모사도를 제작해 붙였다.

'총석정절경도'는 강원도 통천 앞바다에서 육각형 돌기둥 무리인 총석정을 바라본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김규진은 실제보다 총석 높이를 과장하고 비단 7폭을 이어 만든 큰 화면에 수평 구도를 강조해 장대한 현장감을 연출했다. 촘촘한 물결이나 총석 표면의 녹색 점, 청록색 안료로 칠한 언덕 등은 전통 청록산수화풍 영향을 받았다.

'금강산만물초승경도'는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기암괴석군인 만물초 절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광활한 구역을 재구성해 마치 새처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파노라마(전경화)처럼 한 눈에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묵직하고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 사이로 흰 안개구름이 부드럽게 감아 돌고 있어 공간감과 신비감을 느낄 수 있다.

이홍주 학예연구사는 "벽화는 보존 문제로 인해 전시가 끝나면 다시 수장고에 보관할 예정"이라며 "추후 공개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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