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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미술과 영화의 이종교배…포르투갈 거장의 2인전

2016.06.2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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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민미술관 '멀리 있는방'전 16-06-26

실험영화감독 코스타·조각가 샤페즈 2인전, 일민미술관 '멀리 있는방'설치등 40점 전시.
필름의 빛을 통한 그림자같은 조각품 독특.

'기억’과 ‘시간의 흔적’이 영화와 조각으로 구현됐다. 필름의 빛을 통한 거대한 조각 작품이 그림자처럼 설치됐다.

일민미술관이 25일 개막한 '멀리 있는 방'전은 포르투갈에서 온 두 예술거장의 합작품이다.

영화감독 페드로 코스타(58와 조각가 후이 샤페즈(53)의 2인전으로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 작품과 후이 샤페즈의 입체·조각 작품 40여점이 어우러졌다.

【서울=뉴시스】일민미술관,영화감독 페드로 코스타 - 조각가 후이 샤페즈 2인전. 16-06-26

2005년 포르투갈 세할베스 미술관에서 2인전 'FORA! OUT!'을 시작으로 2012년 일본 하라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그들의 5번째 듀오 전시다.

두 작가는 그 동안 시간을 다루는 예술 형식인 영화와 조각을 매개로 ‘기억’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은 후이 샤페즈가 만드는 대형 철제 입체 조각 사이로 투영되거나 관통하고, 후이 샤페즈의 검은 덩어리는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을 조명 삼아 그림자를 드리운다.

3m 강철 조각에 응축된 에너지를 뿜어내는 2 전시실이 볼만하다. 후이 샤페즈는 검고 무거운 재료인 철을 재료로 대형 추상 입체 조각을 선보이며 낯선 미적 체험을 전달한다.

【서울=뉴시스】페드로 코스타, '불의 딸들(The Daughters of Fire)', 포채널비디오(loop), 2015 16-06-26

작품은 유기적인 형태로 자연물 또는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데, 아이러니한 풍경을 연출한다. 실제로 100㎏이상의 육중한 강철조각이 공중에 매달리거나 띄워졌는데 이상하게도 매우 연약하고 가볍게 보인다.

후이 샤페즈의 작품은 문학적이다. 한줄의 시같은 제목이 이미지를 강렬하게 한다. '내가 어떻게 떠는지 보라' '너의 손들', '속삭임','내 영혼의 이야기' 등의 제목은 외부 환경에 의해 흔들리는 감정들과 광기, 고뇌 등을 함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그가 1990년대에 독일에서 수학하던 시절 18세기 초기 독일 낭만주의 철학(시인 노발리스, 1772~1801)에 영향을 받았다.

샤폐즈는 작품 제목들의 의미에 대해 “사람 사이에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 영화의 한 장면이 단어 천 개의 가치가 있는 반면, 한 단어는 천 개의 이미지를 의미한다"며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적인 힘이다”라고 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포르투갈과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샤페즈는 1995년 포르투갈관 대표 작가로 제 4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페라 만테로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2004년 제 26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2015년 포르투갈의 가장 권위 있는 예술상 중 하나인 페소아 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페드로 코스타 감독 16-06-26

영상과 조각이 어우러진 전시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나 소리, 그림자 등의 심상을 드러내기 위한 여러 미학적 실험으로, 동시대의 세계적인 예술경향이다.

페드로 코스타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포르투갈의 실험영화감독이다. 전통영화의 경계를 허물고 미술과 교류를 시도해온 페드로 코스타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명 '다큐픽션'장르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인식되어있다. 데뷔작 '피 O SANGUE'(1984)는 1989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 올라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2년 칸 영화제 프랑스 문화상과 2007년 LA 비평가 협회 독립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 최신작 '호스머니 CAVALO DINHEIRO'(2014)로 황금 표범상을 수상했다.

영화감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대형 회고전을 개최한바 있다. 전시공간에 설치된 그의 작품은 다양한 쇼트 구성으로 각 장면을 자유롭게 다루는 페드로 코스타만의 고유한 특성을 잘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제작된 영화를 정지된 장면 또는 반복되는 짧은 영상으로 만나볼수 있다.

전시 제목 '멀리 있는 방'은 벽으로 둘러싸인 방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의 진동을 의미하며, 잊혀진 먼 기억으로의 이동을 상징한다.

일민미술관 함영준 책임큐레이터는 “미술과 영화라는 다른 예술 장르가 만난 이번 전시는 융복합과 이종교배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예술의 경향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민미술관은 전시 외에도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루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의 협력기관인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은 7월 3일까지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페드로 코스타의 감독 회고전 '그림자들의 함성'을 개최한다. 27일에는 조각가 후이 샤페즈가 함께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자리가 열린다. 8월 14일까지.4000~5000원. 02-2020-205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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