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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김구림 "영국문화원 편파전시"…문화원 "소통못한 점 자성"(종합)

2017.07.11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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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작가가 문제가 된 전시 리플렛 복사본을 들고 있다. 2017.7.10/© News1 김아미 기자

원로작가 김구림 "리플렛에 작품 내용 왜곡…특정 작가 부각"
주영한국문화원 "1년여 동안 조사·연구 진행하고 기획한 전시"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용호성)에서 한국 행위예술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리허설 프롬 더 코리안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아카이브'(Rehearsals from the Korean Avant-Garde Performance Archive)에 참여했던 작가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주영한국문화원 측은 "큐레이터팀에서 1년여 동안 관련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획한 전시"라면서도 "작가와 소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자성한다"고 밝혔다.

6월27일부터 8월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김구림, 이건용, 성능경, 이강소, 이승택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에 참여한 원로작가 김구림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원 측이 특정 작가만을 위한 전시로 구성했다는 의혹을 감출 수 없다"며 "당초 전시 취지와 달리 왜곡된 한국 전위미술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소수의 특정작가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나 작품만 부각시켜 소개하고, 다른 작가들과 작품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특정작가들을 내세우기 위해 기획된 전시가 아니었나 하는 오해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식에 초청도 받지 못했고, 작가 소개를 위한 소책자에도 영국 테이트모던 전시 등 나와 관련한 주요 이력은 다 빠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문화원은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전시마다 고유의 기획방향과 전시의도가 있으며, 작가나 퍼포먼스의 선택은 1년여 동안 관련 조사연구를 진행해온 큐레이터 팀에서 전시와의 연계성 및 현지 미술계의 수요와 관련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문화원은 "김구림 작가는 문화원 초청으로 2015년 영국을 방문, 문화원과 테이트모던미술관이 공동기획한 행사를 통해 영국 미술관계자 및 관련 전문가들에게 이미 소개된 적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공공기관인 문화원 입장에서는 같은 작가를 2년여 만에 다시 연이어 초청하기보다는 아직까지 런던 미술계에 직접 소개된 적이 없는 다른 작가를 초청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 News1

특히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에 대한 소개와 작품 소개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주장을 폈다. 전시 리플렛에 미술평론가 고(故) 김미경씨가 실은 글에서 1969년 7월 발표한 자신의 작품 '1/24초의 의미'를 소개한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리플렛에는 이 작품에 대해 '최원영(감독), 정찬승, 김구림, 정강자, 반대규(카메라맨)가 만들었다"며 "다른 예술가들이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김구림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평소 나와 사이가 좋지 않던 김미경씨가 생전에 주장하던 내용이 사실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리플렛에 그대로 실렸다"며 "엄연히 나의 작품인데, 한 평론가의 개인적인 주장을 검증도 하지 않고 마치 진실인 양 오보를 한 건 국가망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용호성 주영한국문화원장은 '기획자가 리플렛을 작성했다'고 하고, 기획자로부터는 '리플렛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며 오히려 내가 모르는 내용이 리플렛에 들어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원장과 기획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작가는 "주요 몇몇 작품은 공식적으로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전시가 됐다"며 "이는 저작권법 위반에도 해당하는 내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시와 관련해) 명예훼손과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리플렛 내용.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 News1

이에 대해 문화원 측은 "전시에 참여하는 10명의 작가들에 대해서는 간략한 이력(각각 13~25행)을 2페이지로 묶어서 소개했다"며 "작가소개 내용의 구성요소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김구림 작가가 비중 면에서 소홀히 다뤄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후 사후도록을 제작할 계획인 바, 이 도록에는 김구림 작가의 상세한 이력 및 관련 작품 등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미경씨의 글을 리플렛에 실은 것에 대해서는 "이미 2015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이미 발표된 내용으로, 국제적으로 관련 연구자 및 큐레이터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현재도 MoMA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글이어서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고자 싣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작품의 저작권이 김구림 작가에게 있음을 분명히 서술하고 있으며, 필름의 편집 및 수정 작업을 최종적으로 진행하였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면서도 다만 "김구림 작가가 김미경 교수와 생전에 작가 평가 관련 갈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큐레이터팀에서 이런 사적 관계까지 감안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문화원은 이같은 논란이 벌어지게 된 것에 대해 "전시의 기획 의도와는 별개로 전시에 참여한 원로 작가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함으로 인해 작가로부터 질책과 문제제기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이유가 어떻건 깊이 자성하며 몇 가지 보완적인 조치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리플렛 논란에 대해서는 "개막 당일 이후 배포를 중지했으며, 김구림 작가의 요청에 따라 김미경 교수의 글을 제외하고 작가 약력 및 사진자료 등을 보완해 재제작을 추진 중에 있다"며 "재제작 과정에서는 작가와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고, 아울러 재제작 이후에는 전시 개막에 초청받아 참여하셨던 미술계 인사들 전원에 대해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전시회의 사후도록을 제작할 계획이며, 이 때 김구림 작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소개글 및 작품 관련 사진자료 등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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