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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추천 외부’ 인사에서 ‘검증 내부’ 인사로 쇄신

2017.01.23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박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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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가 보여준 국정농단의 현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 인사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2014년부터 문체부 장차관 인사는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이들은 최순실씨 사익을 위해 협력하거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서를 통해 세력을 견제하는 등의 일에 앞장 선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왼쪽부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사퇴하면서 문체부는 김종덕-김종-정관주-조윤선 라인으로 이어지던 ‘외부 영입’ 장·차관 인사의 마지막 고리와 결별했다.

‘문화융성’ 기조로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2014년부터 이어진 ‘최순실-차은택 게이트’ 그림자는 장·차관 인사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내부 승진으로 오른 유진룡 장관 이후 장·차관 인사는 모조리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라인인 차은택씨가 2014년 8월 문화융성 위원으로 임명되면서 차씨 추천으로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같은 시기 장관직에 발탁됐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도 같은 경로로 공직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2년 동안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문화계 인사 ‘블랙리스트’를 사실상 ‘집행’한 인물로 지목됐다. 김 전 장관은 특검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블랙리스트 진행 경과를 수차례 보고했다고 진술했고 이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국회 국정조사 위증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장관에 이어 지난해 발탁된 조윤선 전 장관 역시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관주 문체부 1차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 재임 당시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 의혹으로 구속됐다. 차관 발탁 배경에 최순실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사임했다.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만 3년간 문체부 2차관 직을 수행한 김종 전 차관은 역대 차관 중 가장 최장수 차관으로 기록될 만큼 문체부에서 소통, 체육, 관광 등 핵심 업무를 챙겼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최순실과 관련된 각종 사업 편의를 봐 주면서, 특히 장시호와 정유라 등 최씨 가족의 교육과 체육 문제에 개입하는 등 사익에 앞장선 혐의로 구속됐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문체부에 집중 타깃이 되면서 문화 부문은 김종덕-조윤선 라인으로, 체육은 김종 차관에게 책임이 맡겨졌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문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가 대거 들어오면서 소통보다 지시와 전달 쪽에 무게감이 실린 것이 사실”이라며 “‘청와대 라인’이 주문하는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공직자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씁쓸해 했다.

실제 ‘최순실 게이트’가 정점에 이르던 2014-2015 시기에 문체부 1차관 자리는 수시로 바뀌었고 교체 배경도 당사자가 모를 정도로 ‘밀실 인사’로 꾸려졌다. 김희범 차관은 취임 6개월 만에 갑작스러운 ‘병가’를 이유로, 박민권 차관은 교체 이유도 모른 채 1년 만에 교체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문화체육관광부 전 장차관 인사가 구속되면서 현재 문체부 장차관 자리는 내부 인사로 꾸려졌다. 현재 장관 직무대행을 수행하는 송수근 문체부 1차관(왼쪽)과 유동훈 문체부 2차관.

현재 문체부 장·차관은 내부 승진 인사로 구성돼 있다. 송수근 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이 1차관으로 승진하면서 현재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고, 2차관은 유동훈 전 국민소통실장이 승진하면서 체육, 관광 쪽을 책임지고 있다.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은 2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직 안정화와 재정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2013년 노태강 체육국장이 대통령의 미움을 받고 좌천되면서 문체부는 ‘외부 인사’로 채워졌고, 이때부터 문체부는 공익이 아닌 사익 집단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며 “인맥과 라인으로 구성된 낙하산 인사의 배제가 지금 문체부에 당면한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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