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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경매시장 나온 전두환家 미술품, 대어 낚아볼까?

2013.11.30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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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계상아회도, 비단에 수묵담채, 27.1×33.5cm, 화첩 일부, 추정가 5억~6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한국 대표 현대화가 김환기의 유화,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그림이 담긴 조선시대 화첩, 프란시스 베이컨과 데미안 허스트의 판화, 백남준 작품,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씨···. 이 방대한 미술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고미술과 근현대미술, 해외미술, 조각과 판화, 도자기인형까지 특정 장르나 시대에 얽매이지 않은 이 컬렉션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소장품으로 검찰이 지난 7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압류한 것이다. 600여 점에 달하는 이 미술품들의 추정가를 두고 검찰은 100억 원대로 예상했지만 미술계는 50~60억 원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이 압류미술품들을 가지고 유래 없던 '특별경매'가 다음 달 두 차례 걸쳐 열린다. 먼저 K옥션(대표 이상규)이 1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국씨의 소장품 80점을 경매한다.

이상규 대표는 "전씨 일가에서 압류한 미술품 600여 점 가운데 300여 점을 위탁받았고 1차 경매로 80여 점이 출품되는데 추정가는 약 17억 원으로 예상한다"며 "미술품 본연의 가치를 되찾으며 추징미납금은 최대로 환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품의 가격은 보존 상태나 시장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전씨가 처음 작품을 구입했던 가격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낙찰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위탁받은 미술품 중에는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모작이나 전시포스터 등도 포함돼 있어 검찰과 협의 후 경매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출품작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환기의 1965년 뉴욕 시대 유화 '24-Ⅷ-65 South East'(178×127㎝)로, 경매 추정가는 4억5000만~8억 원이다. '감 시리즈'로 유명한 오치균의 고향마을 풍경 그림 중 하나인 '가을정류장'(116.8x80.3cm)은 1억~2억 원으로 예상된다.

김환기, 24-VIII-65 South East, 캔버스에 유채, 178×127cm, 1965, 추정가 4억5000만~8억원 /사진제공=K옥션

김대중, 서산대사시, 종이에 먹, 47×35.5cm, 1992, 추정가 200만~400만원 /사진제공=K옥션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국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서산대사의 시를 옮긴 글씨와 전 전 대통령의 글씨도 나온다. 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에서 출간한 한국화가 화집 시리즈 '아르비방'에 소개된 작가들(육근병, 구본창, 배병우, 이석주, 권여현, 주태석 등)의 작품도 상당수 포함됐다.

K옥션은 이번 경매에 이어 다음달 13~17일 온라인 경매를 통해 100~120여 점을 추가로 매각하고 나머지는 내년 2-3월경 매각할 예정이다. 출품작은 오는 30일부터 경매 전날인 다음달 10일까지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전시되며 다음달 3일과 7일 오후 3시에는 특별 설명회도 열린다.

아울러 서울옥션(대표 이학준)도 다음달 18일 오후 3시 평창동 본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를 연다. 서울옥션 측은 "위탁받은 300여 점 가운데 155점이 이번 경매에 나오며, 경매 시작가 기준으로 20여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에서 내 놓는 작품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16폭짜리 조선시대 화첩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 5폭과 현재 심사정의 그림 3폭을 비롯해 관아재 조영석, 표암 강세황, 호생관 최북, 북산 김수철 등 모두 9명 화가들의 그림이 담겨있다. 전 전 대통령 집안에서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시장가는 5억~6억 원이다.

이 화첩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溪上雅會圖). 우뚝 솟은 산과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시원한 구도로 풀어내고, 너른 바위에 모여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인물들과 나귀를 타고 가는 이들을 그린 이 그림은 겸재 특유의 화풍과 운치가 드러나는 수작이다.

이밖에 민화 책가도, 괴석 화접도, 곽분양행락도 병풍 등 다양한 고미술품이 함께 출품된다. 현대미술품 중에서는 전씨의 자택에 걸려 있던 이대원 화백의 1987년 유화작품 '농원'(90×194cm)이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가로 194cm에 이르는 이 대작의 시장가는 3억~4억원에 이른다. 출품작은 다음달 6~11일은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에서, 14~17일까지는 평창동 본사에서 전시한다.

이번 특별경매 관련 문의는 K옥션 (02)3479-8824, 서울옥션 (02)395-0330으로 하면 된다.

(왼쪽부터) 데미안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실크스크린에 다이아몬드 더스트, 100x75cm, ed_250, 추정가 1500만~2500만원/ 류인, 어둠의 공기, 브론즈, 96×23×148(h)cm, 추정가 1000~2000만원/ 데비 한, 적자생존, 디지털 프린트에 디아섹, 61×50.5cm, ed_7, 추정가 250만~700만원 /사진제공=K옥션

이대원, 농원, 캔버스에 유채, 90×194㎝, 1987년, 시장가 3억~4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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