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이병찬, 현대인의 욕망의 결정체를 보여주다

2015.04.08

[아트1] 이서연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The Illusion In The Mirror, 쇼윈도 전시

강남 신사동에 자리한 코너아트스페이스에서는 4월 10일부터 5월 3일까지 이병찬 작가의 개인전 'The Illusion In The Mirror'展을 연다.
작가는 도시사회에서 나타나는 소비생태계에 주목하며 수집된 비닐봉지를 소재로 움직이는 조형물을 제작한다. 도시에서만 존재하는 공간에 설치된 기괴하고 기형적인 조형물은 소비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욕망의 결정체이며, 도시사회에 기생하는 도시생명체이다.
2003년부터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해안에 여의도의 12배에 해당하는 면적의 송도국제도시가 건설 중이다. 2025년 완공 예정으로 바다를 메운 간척지 위에 컨벤션 센터, 국제학교, 복합쇼핑몰, 생태관, 골프장, 동북아무역타워, 주상복합건물과 센트럴 파크가 만들어진다. <잇따른 개발호재, 활짝 웃는 송도 상권>, <송도국제도시 중국인 '러시'>, <부동산 훈풍호재, 인천 9100억 '빚 폭탄' 한숨 돌린다> 등의 기사를 쏟아내며 철근으로 된 인공 도시가 세워진다.

이곳에 위치한 대학을 다닌 이병찬은 도시를 만들어 내는 자본의 위력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힘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된다. 자본화된 도시도 하나의 상품이고 이 도시가 만들어 내는 무수한 공간도 상품이다. 작가는 이 휘황찬란한 개발의 현장에서 나온 폐기물들에 주목한다. 아파트 오피스텔 현수막, 수익보장 투자 광고 용지, 단기간 사용되는 아파트 모델 하우스 건물과 대량의 비닐 폐기물이 그것이다. 버려진 비닐 봉투로 자신만의 ‘움직이는 생명체’를 만들어 보겠다는 상상을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다.

2010년 첫 개인전에서 이병찬은 공기를 불어 넣은 원색의 비닐 봉지로 사슴과 꽃, 나무 등의 형태를 차용한 하나의 인위적 생태계를 제작한다. 일회용 비닐봉지를 라이터 불로 부분적으로 녹여 용접한 후 에어 모터로 비닐의 끝부분까지 바람을 불어넣고 움직임을 부여한다. 자연의 형태를 본뜬 구상 조각들은 곧 유기적으로 변형되는 키메라의 형태를 띤다. 작가는 작품들에 <도시생명체 Urban Creatures>라는 이름을 붙이고, 송도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들과 철저히 대비시킨다.

예술가들은 상상, 초현실주의, 꿈, 우발성을 이용하여 사물 배후에 숨은 정신을 드러내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사물 배후의 정신에 가시적 형상을 부여하는 예술가의 행위는 금속이나 무생물의 내부에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던 옛 연금술사의 ‘물질 속 정신’이라는 사고방식을 연상시킨다. 이병찬은 코너아트스페이스의 유리로 된 사각형 공간을 <도시생명체>가 살아가는 환각의 공간으로 보며 지극히 조잡한 비닐 봉지를 예술의 지위로 끌어올려 신비로운 생명을 부여한다. 욕망의 도시, 탐욕의 공간을 바삐 살아가던 이들은 길을 멈추고 이 기묘한 형태의 도시 생명체가 발산하는 빛을 마주한다.

도시 생명체 부분 사진, 거울 너머 환각, 이병찬 개인전, 코너아트스페이스,2015

이병찬(b.1987)은 인천카톨릭대학교 환경 조각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졸업(2014)했다. 2010년부터 5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사물이색>(경남도립미술관,2015), <로우 테크>(서울시립미술관,2014), <바이오디지털 시티>(서울시민청,2014), "I love Seoul"(북서울미술관,2013)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2014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에 선정된바 있다.

제공ㅣ코너아트스페이스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