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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김달진, 미술자료 수집 45년…전·월세 생활 청산

2015.03.10

[뉴시스] 유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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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

김달진(60) 김달진미술연구소장이 번듯한 전시공간을 차렸다.

평창동과 통의동, 창성동, 창전동 등을 옮겨 다니며 전·월세 생활을 하던 그가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281.28㎡ 규모의 오래된 건물을 매입,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세웠다. 미술자료수집 45년 만에 마련한 공간으로 12일 개관한다.

개관을 앞두고 만난 김달진 소장은 “뿌듯하다”며 밝게 웃으면서도 “이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월세, 전세 보증금과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한숨을 돌렸다.

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전용공간임차지원사업’ 지원으로 창전동에서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해오다 지난해 9월 정부 지원 중단으로 평생 모은 자료 가운데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그동안 모은 돈과 은행 융자를 받아 건물을 샀다. “조금 무리해 장만했다. 건축가인 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장이 재능기부로 리모델링해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김 소장이 사옥 마련 기념전으로 12일부터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 전을 연다. 그동안 축적된 미술자료 연구 성과와 아카이브 전시 자료를 총체적으로 선보인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 실물자료, 기록물, 인쇄출판물, 전시활동, 연구프로젝트, 설문조사 성과, 개인 아카이브 등 250여 점이다.

1918년 민족서화가 13명이 결성한 국내 첫 미술 단체 ‘서화협회’에서 1921년 발간한 ‘서화협회보’, 1938년 국내에서 인상주의 화풍이 정착됨을 보여주는 첫 원색 도판 오지호·김주경 화집, 1961년 창설된 앙가쥬망 동인회의 활동을 기록한 ‘앙가쥬망 활동일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유준상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에게 1989년에 보낸 연하장 등을 만날 수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 소장은 “지난 세월 동안 모은 자료를 정리해 미술계 현상을 파악하고 공적가치를 창출, 공유하고자 했다. 그러나 많은 한계도 느꼈다”면서 정부의 문화 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부가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돈이 안 된다며 지원을 꺼린다”는 지적이다.

그는 “문화융성을 내세우면서도 비엔날레 등 가시적인 사업에만 수십억씩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역사적 증거물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바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작 도록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초 자료가 없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내 한국미술정보센터는 물리적인 공간부족으로 기능은 축소됐지만, 열람서비스와 미술정보 제공 등은 지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미술정보센터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후원 회원은 상시 이용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아카이브가 역사적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저장소의 의미를 넘어서서 박물관이라는 기관과 그 기관이 수행하는 다양한 연관 콘텐츠, 그리고 작가와 개인연구자가 수행하는 유무형의 아카이브 활용이 이루어내는 독특한 지형도를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다. 02-730-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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