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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케니샤프 "만화캐릭터? 잠시만요 이 그림 보기보다 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2018.10.0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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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키스해링·장미쉘 바스키아와 팝아트 전성기 구축
공상과학 만화+캐릭터+소비사회 메시지 결합 '슈퍼팝' 창조
아시아 첫 전시 롯데뮤지엄서 3일 개막...회화 조각등 100점

【서울=뉴시스】 Kenny Scharf_ⓒJoseph Szkodzinski 2018. 롯데뮤지엄 제공

"내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수 없다. 난 그저 사람들이 작품에서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앤디워홀 이후 새로운 '슈퍼팝' 세계를 창조한 팝아티스트 케니 샤프(59)가 서울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대규모 전시를 펼친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3일부터 회화, 조각, 드로잉, 비디오, 사진자료 등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젯스톤(Jetstone), 블롭(Blobz), 슈퍼팝(Super Pop) 시리즈와 코스믹 카반(Cosmic Cavern) 등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주요 작품이 전시되어 '슈퍼팝'을 제대로 느껴볼수 있다.거대한 시각문화에서, 일상을 환상의 세계로 변화시키는 케니 샤프의 '마법 같은 예술'을 경험할수 있는 기회다.

롯데뮤지엄 전시 입구는 마치 클럽에 온 듯하게 꾸며져 화려하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1980년대 팝아트를 이끈 키스해링과 장 미쉘 바스키아와 함께 뉴욕 이스트 빌리지를 대표하는 스타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1978년 이트빌리지 반항아들의 집합소였던 '클럽 57'이그대로 연출됐다. 케니 샤프는 이곳에서 키스 해링을 비롯한 젊은 예술가들과 힙합, 펑크 패션 대중문화 거리문화를 실험하고 혼합했다. 클럽 57의 새로운 문화는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극도의 불안에서 태어난, 단 하룻밤의 재미를 위한 클럽으로 1980년대이후 현대 사회의 시각문화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전시장은 이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당시 클럽문화를 지배한 아티스트들의 흑백 사진들은 지금도 자유로운 영혼의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케니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전시 입구는 클럽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꾸며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태어난 케니 샤프는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와 함께 앤디 워홀 이후의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살아 있는 팝 아트의 전설이자 스트리트 아트의 선구자로 알려져있다.

1978년 뉴욕으로 이주한 케니 샤프는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수학하면서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을 만난다. 이후 예술적 롤모델이었던 앤디 워홀을 만나고 클럽 57과 같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와 실험적 전시를 계속하면서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1979년 뉴욕 백화점 피오루찌(Fiorucci) 매장에서의 첫 번째 전시를 시작으로, 1980년 하위문화로 여겨지던 작품들로 구성된 대규모 단체전 타임스퀘어쇼와 P.S.1의 뉴욕/뉴웨이브 쇼에 참여하면서 케니 샤프는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펀갤러리와 토니 사프라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서 미술관에서 러브콜도 받았다.

휘트니 뮤지엄의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그의 환상적인 설치 공간 코스믹 카반을 전시했고,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했다. 1987년 앤디 워홀이 사망하고, 1988년에는 바스키아가, 1990년에는 키스 해링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그는 큰 혼란에 빠졌다.

"그들이 떠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에 상실감이 아주컸습니다. 너무 외로웠죠. 나,키스해링, 장미쉘 바스키아 이렇게 그룹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였지만 경쟁을 하기도 했죠. 그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가 되면서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향수에 젖어있지만은 않았다. 케니 샤프는 해외 유명 미술관 전시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독창적인 예술활동을 계속한다.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고 있고, 내가 하는 일도 정말 매력적이니까요. 그렇게 현재 나만의 삶을 살고 있죠."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롯데뮤지엄 케니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전시에는 사이키델릭한 우주로 탈출을 상징하는 유토피아 공간, 초대형 '코스믹 카반'도 공개됐다.

뉴욕에서 브라질로 떠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해변의 정글에서 생활했다. 그때가 스물 세네살 정도였는데 모든 허상으로 벗어나고 싶었다.

"명성을 얻고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는 그림에 몰두할 수 없었고, 정신을 크게 분산시켰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 마음이 산란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1992년 떠났다가 2000년대에 뉴욕에 돌아오긴 했지만 다시 완전히 떠나버렸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하는 질문과 가까웠던 사람들이 모두 프랑스 등지로 옮겨갔다. 내게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의 추억만 남았고 정말 힘들었다."

이후 뉴욕을 떠나 지금은 LA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그는 "LA에는 팝아티스트 에드 류샤를 비롯해 중요한 미술가들이 있었고, 주위에 그렇게 자극이 되는 선배들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러러 볼 수 있는 거장들과 함께하는 작가가 되고 싶었었다"고 했다.

이미 20대 초반에 '팝 초현실주의', '슈퍼팝'이라는 명칭을 만들어냈다. 발광하는 색으로 만화나 그래피티 맥락에서 핵 재난, 환경문제 종말론등 심각한 주제를 1980년대 초부터 다뤘다.

케니 샤프는 "내 작품의 토대는 깊숙한 내면에 있고 팝 아티스트들은 기원이 외부에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앤디워홀의 '수프 캔'을 예를 들었다. "그건 '슈퍼마켓을 봐. 이젠 그게 예술이야'라고 말하는데, 내 작업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제시한다"고 전했다.

"슈퍼팝 역시 팝아트 정신을 기반으로 나의 영웅들인 로젠퀴스트, 워홀의 팝아트를 본받은 겁니다. 구체적으로 팝아트를 취해서 초고도의 것으로 변모시킨다는 생각이죠. 결국 슈퍼팝에서 이루고자 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예술운동, 다시 말해 추상표현주의와 팝 아트, 그리고 1970년대 미니멀 아트를 함게 믹서기에 넣어 슈퍼팝으로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소화해서 분출해내는 거죠."

【서울=뉴시스】 케니샤프 Death of Estelle (Having a Television Pizza Party, What Fun), 1979

【서울=뉴시스】 케니샤프 Dragon serpents adore Korea!, 2018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상과학만화였던 플린스톤과 젯슨가족의 내용을 차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독특한 외계생물체를 창조했다. 녹아 내리는 듯한 형태는 화려한 색채 그리고 작가 특유의 유머와 결합해 현실의 문제를 새롭게 보여주는 역동적인 상징이 되었다. 그는 뉴욕을 비롯한 세계 유명 도시의 거리에 그래피티를 남기면서 스트리트 아트의 초석을 세웠으며 지금도 회화, 조각, 퍼포먼스, 그래피티 등 장르의 구별 없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냉전 시대 우주로의 탐험은 그의 작품을 초현실적인 우주 공간으로 인도했다. 친구들을 빼앗아간 마약과 에이즈의 공포, 그리고 핵 전쟁과 환경문제에 대한 두려움은 고스란히 그의 작품에 녹아있다.

낡은 물건들에 그림을 그려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일상의 물건들로 전혀 다른 공간을 창조한다. 쉽게 사먹을 수 있는 도넛은 유토피아로 떠나는 우주선이 된다. 특히 그의 화면에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은 현실에 더욱 집중하게 하고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부여한다.

특히 그가 사물에 칠해낸 커스터마이징은 지루한 예술에 똥침을 날린다. "예술은 주위에 언제나 함께하며 우리의 삶을 바꿀수 있는 즐거운 일이라고."

【서울=뉴시스】 케니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로봇 청소기 커스터마이징

하지만 이미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소비사회 속에서 탄생한 팝아트는 만화 캐릭터나 현란한 낙서같은 작품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케니 샤프도 안다. 그래서 이 말이 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내 그림을 보고 재밌네, 애들 방에 걸어야겠어 라고 말한다. 잠시만요 이 그림에는 보기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LA 카운티 미술관, LA 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전시는 2019년 3월3일까지.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열린 롯데홈쇼핑과 함께하는 케니 샤프 카밤즈 퍼포먼스 행사에서 팝 아트의 거장 케니 샤프가 자동차 커스텀 작업을 하고 있다.카밤즈는 자동차 외부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퍼포먼스 이다. 2018.10.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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