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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진가 김지연, 이웃 상인들의 삶 고민하다···'자영업자'전

2018.09.11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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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뉴명보석, 2016

사진가 김지연(71)이 11일 남대문로 서울NPO지원센터에서 ‘자영업자’전을 연다. 많은 시간 오래된 낡은 건물이나 사라지는 대상에 시선을 두고 소멸의 과정을 촬영해 온 작가다.

사라지는 것이 단지 안타깝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한 작업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이고, 시작이 있는 모든 것은 끝이 있다. 그러나 현재 존재하고 경쟁하며 살아야 할 대상이 타의에 의해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안타깝다.

안정된 사회가 되려면 각 개체가 튼튼해야 한다고 본다. 열심히 일하며 남의 눈치 안 보고 살고자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되는 복지사회를 꿈꾼다.

이태원 우밥집, 2017

하지만 평생 모은 돈으로 차린 가게를 2~3년 만에 접어야 하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터를 닦아놓은 영세상인은 가게의 땅값이 갑자기 상승해 대책 없이 쫓겨나고 만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사진에 국한하지 않고 생생하고 진솔한 현장의 목소리도 담았다. 사진과 함께 44명의 자영업자가 참여한 영상을 전시한다. 이들은 격앙되거나 흥분하지 않았지만 현실의 모습을 맨몸으로 보여준다.

전주 호수이용원, 2016

식당을 운영하는 업자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낮에 건설현장에 가서 일해야 한다. 수십년째 짜장면 집을 운영하는 부부는 딸까지 동원해 열다섯 시간 이상을 일해 겨우 밥을 먹고 산다. 금은방과 시계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몇 안 남은 기술 덕분에 밥을 먹고 산다. 청과집 젊은이는 재고와 높은 임대료 걱정을 하더니 인터뷰 후 문을 닫고 떠났다.

임대차 계약 기간인 5년 동안 장사가 잘 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땅값이 오르고, 그러면 집주인은 공간을 내놓는다며 나가라고 한다.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 되면 비싼 인테리어 비용과 권리금을 까먹고 파산을 하게 된다는 서울 경리단길 우동집 상인의 말에서 자영업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오전 10시부터 일하다가 새벽 1시에 들어가는 일을 노동으로 생각지 않으며 장사를 한다.

전주 도향다방, 2016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부부는 8년 간 본사의 배를 불리며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쉬는 날 없이 일해도 손해를 봤다. 본전이라도 찾고 빠져나오려고 버텨보다가 큰 빚을 지고 마음의 병까지 얻었다.

'장사를 안 하는 것이 남는다'는 생각을 하게 할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오늘도 문을 닫지 못하고 손해를 보며 장사를 계속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희망을 품고 자영업에 뛰어들어 실패를 보는 서민들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은 자영업자 개인의 노력이나 운에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이며 그동안 위정자들의 안일한 대처와 대기업의 동네상권 침투 등 수 많은 경영 횡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작업을 단순히 힘든 삶의 현장 기록이기에 앞서 함께 생각하는 사회적 고민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주 제광비디오, 2016

11일 오후 6시 사진의 모델이 된 자영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전시는 10월30일까지 볼 수 있다.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토요일 오전 10시~1시, 10월13일에는 낮 12시부터 3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전주 리얼커피,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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