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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전시장에서 닭 키운 작가 이강소 "제 미술은 체험미술"

2018.08.24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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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을 앞둔 이강소 작가가 23일 갤러리현대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70년대 파격 퍼포먼스 다시 본다…개인전 '소멸'

"제 작업은 개념미술이라기보다 체험미술입니다. 저는 멍석만 깔아줄 뿐 그 이후에 작품을 즐기는 건 관객의 몫입니다."

한국 실험미술의 대표작가 중 한 명인 이강소 작가(75)는 50여년에 걸친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갤러리현대에서 만난 이 작가는 칠십을 훌쩍 넘긴 나이였지만 말투나 차림에서 청년 같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강소는 1960년대 말 '신체제' 그룹을 결성하며 현대미술 활동에 뛰어든 뒤 1971년과 1972년 AG(아방가르드협회) 그룹전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는 1973년 명동화랑에서 첫 개인전 제안을 받고 작가가 당시 선배와 찾았던 선술집의 오래된 탁자와 의자를 구입해 그대로 전시장으로 옮겨 관객들이 전시장에서 선술집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강소, 무제-75031, 1975, 닭, 짚, 멍석, 모이통, 노끈, 분필, 횟가루.(갤러리현대 제공)

특히 그는 1975년 파리비엔날레서 '닭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작가는 파리에서 닭 한 마리를 구입해 목재 구조물 기둥에 닭의 발목을 끈으로 묶은 뒤 전시장 내에 닭을 풀어놓았다. 그러고는 목재 기둥 주변에 석고 가루를 뿌려 닭이 돌아다닌 흔적을 관람객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이강소는 이 작품과 함께 대구 서문시장에서 구입한 사슴 뼈를 재조립한 작품도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 이강소가 펼친 대표적인 퍼포먼스와 설치 작품들이 40여년이 지난 지금 재연된다.

'닭 퍼포먼스', '선술집' 뿐만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그리는 일반적인 자화상이 아닌 자신의 몸에 물감을 칠하고 캔버스 천으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자화상을 그린 '누드 퍼포먼스', 낙동강변에 있는 갈대를 전시장으로 옮겨와 석고와 시멘트로 박제시킨 '여백'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현대 측 관계자는 "닭은 전시 개막 전까지 사흘 간 키우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낼 예정인데 실제 전시장에서 알도 낳았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강소의 닭 퍼포먼스 '무제-75031'(1975)이 갤러리현대에서 재연됐다.

이 작가는 1970년대 다양한 퍼포먼스와 실험적인 작업들을 거친 뒤 회화와 조각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 그림을 많이 그려 '오리작가'라고 불리기도 하고 '단색화 작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는 '오리 작가', '단색화 작가'로 불리는 것에 대해 "오리를 핑계로 그리는 그림일 뿐 오리가 아니다"며 "나를 단색화 작가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강소 개인전 '소멸'은 9월4일부터 10월14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특히 오프닝 리셉션에서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설치된 선술집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먹으며 작가의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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