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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예술이란 무엇일까...PKM갤러리, 구현모 '후천적 자연'

2018.06.1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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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PKM갤러리 별관에서 작가 구현모 개인전이 열린다. 주물로 뜬 공간 작품등이 설치되어 있다.

2014년 '사직동'전시 이후 4년만의 개인전
가는 나뭇가지·주물액자 드로잉등 선봬

'예술이란 무엇일까.' PKM갤러리 전속작가 구현모(44)의 개인전이 이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20일부터 '후천적 자연'을 타이틀로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 별관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구현모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설치와 조각 신작에서부터 작가의 아이디어 단상과 작품제작 과정을 엿볼 수있는 드로잉과 마케트(maquette; 작품의 준비모형)까지 내놓았다. 2014년 '사직동'전이후 4년만의 개인전이다.

설치와 조각은 가녀리고 작다.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부서질듯한 감성"이라고 표현했다.

가느다란 나무가지들이 바닥에 놓여있거나, 벽에 걸려있다. 성냥꼴같은 나무로 엮어 돌위에 세운 'House'도 마찬가지. 대부분 작품은 크기가 30cm미만으로 자잘하다. '꼼지락 꼼지락'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일부러 작게 하는게 아니라, 큰 걸 하고 싶어서 작은 걸 한다"는 반어적인 말을 했다. 현실적인 이유는 있다. 좁은 작업실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게 하면 자유로운 점이 있다"고 했다. 전시장 지하에 설치된 작품들에 그의 생각이 담겼다. 상상이 실제로 만들어냈다. "예를들어 바위덩어리에 집을 올려놓을순 없지 않나. 작게 만들면 어떤 구조든지 역학을 따지지 않고, 느낌을 만들수 있다. 작게 만듬으로써 실현 가능성과 초현실적인 표현들이 가능해지는 것 같더라."

가늘고 섬세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따로 있다. "바람이 불때 하늘거리는 질감, 또 곤충(잠자리나 거미)의 날개를 보면 아슬아슬한 이음새가 있다.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서울=뉴시스】 House, 2016, (10 x 10 x 17.6 cm)

구현모는 실재와 허구, 원리와 현상등 표면상 이분법적으로 보이는 두 개념의 경계를 흐트러트리거나 그 사이를 오가는 작업을 예민하게 선보여왔다. 집 또는 개인적 추억의 장소를 전시장이라는 공적공간으로 불러들여 공과 사, 안과 밖,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하는 한편,종이, 나뭇가지, 돌멩이등 자연적이거나 일상적인 재료들을 미적 작품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작가는 홍익대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 예술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마틴 호너트 교수에게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독일 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등지에서 활동해왔다. 2009년 노벨수상자들의 산지이자 기초과학, 인문학, 예술등다학제간 연구를 독려하는막스플랑크연구소(MPI-CBG)에서미술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PKM갤러리에서 4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구현모 작가가 설치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전에 발표한 작업들에서 나아가 '인공과 자연'이라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확장된 작가의 세계관을 살펴볼수 있다.

바람, 달, 구름등 인간의 삶에 스민 자연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엮어낸 작업은 인위적이지만 작위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인공과 예술품, 자연의 구분이 여전히 유효한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다.

실제로 전시장에 나와있는 나무는 알고보면 진짜 나무가 아닌다. 자연적인 것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다시 자연적으로 보이게 하는 사기성 짙은 작품이다.

전시 타이틀 '후천적 자연'과 관련, 작가는 "그것은 하나의 질문"이라고 했다. "후천적인 것은 무엇이며 선천적인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PKM갤러리 별관 지하전시장에 마련된 구현모 작가의 작품들.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거대하고 번쩍거리며 스케일로 경쟁하는 조각품도 이제 식상해서 피로감을 느끼는 시대"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섬세한 감성을 전하는 구현모 작가의 작은 작업을 통해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정서적으로 힐링받았어요. 이건가 싶으면 다음으로 넘어가는 스피드한 시대에 작가의 공간에 들어가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전시는 8월3일까지.

【서울=뉴시스】 Rebellious Tree, 2017, (21.6 x 15.2 cm). 드로잉 작품은 작가가 직접 주물을 뜬 액자를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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