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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진중권, 서양미술사 시리즈 완간...10년만 '인상주의 편' 출간

2018.04.1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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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진공속에서 저 홀로 생겨난 것은 아니다. 모더니즘의 탄생을 위한 조건들은 실은 일찍이 19세기부터 조금씩 마련되어왔다. 이 시기에 과학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의식은 실증적으로 변해갔고, 사진술에 힘입어 그들의 지각은 탈아우라적으로 변해갔다.한마디로 우리가 후에 '모던'이라 부르게 될 시대의 원형이 바로 이 시기에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학자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가 돌아왔다. 2008년 '고전 예술 편' 출간을 시작으로 2011년 '모더니즘 편', 2013년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으로 이어진 이 시리즈가 '인상주의 편'을 끝으로 완간됐다. 첫 책이 출간된지 10년만에 이룩한 성과다. 누적 9만부 이상 판매되며 예술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국내 저자가 일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까지 2000년이 넘게 이어진 서양미술사 전체를 한명이 저자가 정리하는 일은 서구에서도 흔치 않으며, 국내에서는 더더욱 드물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60년전의 시대정신과 예술관을 통해 예술의 역사를 읽었다면,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오늘날의 미감과 시대정신을 통해 과거의 예술을 지금 여기의 예술로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기획은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을 출간하며 세권으로 완성된 바 있다. 하지만 저자는 서양미술사에 관한 강의를 하며 고전예술편과 모더니즘 편 사이에 존재하는 19세기 미술을 따로 다뤄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인상주의 편'을 집필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19세기 이전의 고전미술과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을 한눈에 구별할수 있다. 그만큼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대미술이 어떤 징조나 징후없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저자는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에 이르는 50여년 기간 동안 현대미술이 준비되었다"고 말한다.

사실주의, 인상주의, 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상징주의 등의 여러 사조가 등장하는 이 시기에 고전미술의 이념이 해제되고 현대미술의 정신이 발현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고전미술과 달리 사실주의는 미술의 목표를 '진실'에서 찾고, 현실의 추한 모습까지 받아들였다. 고전미술이 객관적 대상을 그리려 했다면, 인상주의는 '색은 곧 빛'이라는 인식으로 망막에 비친 주관적 인상을 표현했다. 상징주의는 가시적인 세계를 재현하려 했던 사실주의와 인상주의의 한계마저 넘어 대상을 상징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19세기의 여러 예술운동을 통해 20세기 현대미술이 등장하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이처럼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대 중 하나였던 아방가르드 시대의 미술을 탄생시킨 인상주의 시대 미술의 흐름을 살펴본다. 고전예술과 시각적으로 확연히 차이 나는 현대미술은 도대체 어떻게 등장할 수 있었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상징주의 등 19세기 미술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고전미술의 프레임이 하나둘 깨져나가는지, 어떻게 현대미술의 징후가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19세기는 고흐, 고갱,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드가, 세잔, 뭉크, 클림트등 현 시대에도 사랑받는 대가들이 활동했던 시기다. 이 책은 이들의 대표작 250여 점을 수록하여 명화를 감상하며 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는 즐거움도 준다. 뿐만 아니라 19세기 미술사를 서술하는 저자의 독특한 시선, 즉 새로운 예술언어가 등장한 '미적 필연성', 그 언어들의 탄생한 '미적 요인, 그리고 하나의 예술언어가 다른 언어로 이행하는 '미적 논리'에 초첨을 맞춰 그림을 들여다보는 색다른 예술체험을 선사한다.368쪽,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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