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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트1 아티스타-26] 선으로 담아낸 '감각 기억'…심종희 작가

2018.04.1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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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심종희, 감각기억, 2016, Enamel paint on canvas, 45.5x45.5㎝

【서울=뉴시스】 “사후세계의 완전한 죽음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잊혀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수많은 선으로 이루어진 줄무늬 그림을 그리는 심종희 작가(27)는 캔버스 안에 기억을 재현한다. 작품에 있는 선 하나하나에는 그의 실제 경험이 담겨 있는데, 그는 이를 ‘추상적으로 기록한 기억 낙서’라고 표현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내가 존재했다는 걸 사진, 영상을 제외하면 기억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불완전하며 조작되기 쉬운 기억의 특성은 그에게 일종의 불안감을 주었다. 그래서 그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반복해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심종희, 감각기억, 2016, Enamel paint on canvas, 45.5x45.5㎝

그의 작품은 주로 연작으로 진행되는데, ‘감각 기억’ 시리즈는 모두 실제로 방문했던 장소를 토대로 그린 작품이다. 그는 인상 깊었던 곳이나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공간들의 사진을 찍어 두고 이를 캔버스로 옮기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그 공간에서 느꼈던 공기, 냄새, 감정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공간을 임의로 변형한다. 작가만의 새로운 ‘기억의 공간’을 만드는 것인데, 기억의 망각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아 반복적으로 선을 그어 내려가는 과정을 그는 일종의 수행으로 여긴다.

【서울=뉴시스】 심종희, 순간들, 2015, Enamel paint on canvas, 22.7x15.8㎝

“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일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에요. 일단 선을 긋고 난 이후에는 수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아야 하고, 최대한 바르게 선을 그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집중하는 무념무상의 시간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작업에는 주로 무채색의 페인트가 사용된다. 오로지 검은색의 에나멜 페인트만 고집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작가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이다. 단순하고 기본적인 색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 검은색을 선택하였고, 페인트의 점도와 입체감, 광택이 주는 특징이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었다.

재료의 특성상 자를 대고 그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페인트를 작은 통에 덜어서 전부 손으로 선을 긋는 작업 과정을 거친다. 불편하고 힘든 과정이지만,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그림은 내뿜는 에너지가 다르다’며 작업 과정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보였다.

【서울=뉴시스】심종희 작가의 ‘흐릿하고 선명한’ 개인전이 강동구 ‘아워 캔버스(OUR CANVAS)’에서 열리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조형 요소이지만,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선을 통해 더 많은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선을 긋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며 선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개인전에 내보일 큰 사이즈의 작업을 위주로 진행해왔는데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경로로 많은 사람에게 제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꾸준한 작업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글 아트1 전시팀.

【서울=뉴시스】 아트1, 심종희 작가

◆ 작가 심종희= △고려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했다. 개인전 1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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