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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트1 아티스타-23]투명 아크릴판에 담은 꾸밈 욕망…이현정 작가

2018.03.2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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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현정, 어짜피, 2012, Oil on the back of acrylic board, 130x120㎝

“예쁘고 화려한 액세서리는 좋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게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이요.”

장식적 요소의 의미와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현정 작가는 인간에게 내재된 꾸밈에 대한 욕구를 파헤친다.

“화려한 의상이나 액세서리에는 자신의 부와 권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들어있어요.”

사람들은 남에게 과시하거나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화려한 오브제를 사용한다. 장식적인 요소는 사람들이 오브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 오브제의 본질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장식적인 요소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다 보면, 장식은 사라지고 오브제의 본질만 남게 됩니다. 이를 보며 장식은 ‘주체 이상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어요.”

허무함과 상실감을 느낀 그는 이를 작업의 주제로 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식의 특성과 효과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닌, 인간의 끊임 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장식적 요소들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서울=뉴시스】 이현정, 완벽한 불완전, Oil on the back of acrylic board, 140x120㎝

“아찔하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지나치게 장식적인 오브제, 그리고 그것에 매료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 아이러니함을 느껴요.”

그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캔버스가 아닌 아크릴판을 작업의 매체로 선택했다. 여러 개의 투명 아크릴 판에 이미지를 그리고, 이를 겹쳐서 하나의 이미지가 나타나게 한다. 2~3개의 레이어가 겹쳐서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인데, 그는 이를 ‘불안정하지만 완전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꾸밈에 대한 본능과 장식에 의존하는 나약한 심리를 작업에 담고자 의도적으로 사용한 방법이다.

이렇게 레이어를 쌓아 표현하는 방법도 힘들지만, 아크릴에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것도 쉬운 작업은 아니다. 작업 과정은 날카로운 송곳이나 전동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뚫거나 표면을 갈아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과정을 거쳐 원하는 질감의 표면이 만들어지면 그 위에 아크릴이나 유화 물감을 얹는다. 스크래치를 내거나 틈을 만들어 물감을 덮고 다시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서울=뉴시스】 이현정, Chandelier-2, Oil on the back of acrylic board, 90x74㎝

“완성될 이미지를 아크릴의 뒷면에 작업을 하다 보니 앞•뒷면을 모두 확인해야 해요. 게다가 무거운 드릴까지 사용하다 보니 작업을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느낌을 내려면 힘들어도 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색채도 작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주로 원색을 사용하는데, 화려한 화면을 구성하기 위한 의도적으로 서로 충돌하는 색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는 “색을 쓸 때만큼은 오로지 감각에 의지한다”며 화면에서 “이미지의 표현방법과 색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작가는 “당분간은 재료적 표현 방법을 좀 더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며 투명한 아크릴판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더 확장 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글 아트1 전시팀.

【서울=뉴시스】 이현정 작가

◆ 작가 이현정=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후 동대학원 서양화과 졸업했다. 개인전 3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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