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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40년 인물화 돌아보니 자화상"…오세열 개인전 '무구한 눈'

2017.11.16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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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열 화백© News1

"이번 개인전에서는 40년 넘게 다른 사람을 상상하며 특징과 분위기를 그린 33점을 선보입니다. 그 사람의 인상적 부분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그림 속 인물이 저를 닮았습니다."

오세열(73) 목원대 명예교수는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가진 개인전 '오세열: 무구한 눈'의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전시작에 대해 "타인의 초상화가 아니라 자화상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시는 오는 18일부터 12월17일까지 학고재갤러리 본관에서 열린다.

'인물'은 오세열의 40년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다. 그는 인물을 중심으로 숫자 그리고 오브제로 소재를 발전시키며 작품 세계를 넓혀 왔다. 70년대의 목가적 풍경 위에 아른거리는 인물의 형상에서부터 80년대의 거친 인물상, 9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려한 색채와 다양한 복선의 인물 그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세열은 "작가는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며 "나 역시 어두운 시절을 겪다 보니 70~80년대 그림은 전반적으로 어둡다"고 했다. 이에 반해 2000년대 이후 작품들은 흑백을 바탕으로 하되 노랑, 파랑, 빨강 등 원색을 부분적으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을 준다.

오세열의 작품들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작업 방식과 화면 구성의 변화에 따라 인물의 표현도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반추상에 가깝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빛바랜 듯 서정적인 화면 위에 인물 형상들이 아른거린다. 왜곡, 해체, 변형된 형상들은 그 내용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1980년대에 이르면 칠판에 백묵으로 낙서한 듯, 벽을 긁어낸 듯 거칠게 표현한 인물상이 등장한다. 표현적인 필치로 그려진 인물과 어둡고 차갑게 가라앉은 배경의 조화가 강렬한 인상을 표출한다.

오세열 그림의 대표적인 소재로 기호, 오브제, 인물을 꼽을 수 있다. 그의 화면 위에는 숫자나 도형 등의 기호적 형상과 단추, 장난감 같은 일상적인 오브제, 그리고 인물의 형상들이 주로 등장한다.

오세열 '무제'(크기 63x73cm) 2017년작© News1

2017년 완성된 '무제'(크기 63x73cm)는 노란색 바탕의 작은 칠판에 머리에 꽃은 꽂은 아이가 누워 있다. 아이의 눈은 단추로 만들었고, 흰 치아가 반짝이는 입은 종이를 오려 붙였다. 또한, 분필이 놓일 자리에는 탄력크림, 베이비로션 등 소녀가 쓸만한 화장품이 놓였다. 그는 "아이가 아니라 바람난 여자"라며 "설레는 마음을 노란 색감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런 오세열의 인물화는 아이가 그린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그의 그림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의외성과 신선미가 돋보인다. 유년기의 어렴풋한 기억에 기반해 직관적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화면 위에 어린아이 같은 낙서와 이미지들을 새겨내거나 의도적으로 서툴게 그린 인물들을 배치한다.

오세열은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면 깜짝 놀란다"며 "배울 점이 많은 그림인데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얼마나 좋은지를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오세열 '무제'(크기 63x73cm) 2017년작© News1

신작 '무제'(크기 80x130cm)는 칠흑같은 화면 속에 노란 초승달이 반짝이고 암울한 사내가 서 있다. 마치 화상을 입은 사람처럼 눈코입의 윤곽을 알아볼 수 없지만 그의 심장은 붉디붉다.

오세열은 1990년대의 인물화에는 색채를 도입했다. 이 시기부터 인물 형상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한다. 2000년대부터 최근작에 이를수록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배경은 아예 검은색이거나 노란색, 빨간색 등 높은 채도의 단색으로 채운다. 인물의 형상은 배경으로부터 눈에 띄게 분리되어 물고기처럼 유영하거나, 화면에 가로눕는 등 변화된 동세를 보이고 있다.

오세열의 작품은 최근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미술계가 한국 단색화에 편향된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런 인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지난 2월 학고재 전관에 걸쳐 선보인 대규모 개인전 이후 아트바젤 홍콩, 키아프 등 국제 아트페어에서 미술품 수집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크리스티 홍콩, K옥션 등 국내외 미술 경매 시장에서도 추정가를 뛰어넘는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관람료 무료. 문의 (02)720-1524~6.

오세열 '무제'(크기 80x130cm) 2017년작 © News1

오세열 '무제'(크기 80x130cm) 2017년작 얼굴 부분© News1

오세열 개인전 전시 전경© News1

오세열 개인전 전시 전경© News1

오세열 개인전 전시 전경© News1

오세열 개인전 설명하는 우정우 실장© News1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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