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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흰 석고 조각가' 최의순 15년만의 개인전…김종영미술관

2017.11.10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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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종영 미술관 최의순 개인전, 像 017-2, 75x30x58cm, 석고, 2017

“예술의 길은 혼자 가는 것이라네.”

조각가 최의순(83)은 64년전 대학을 갓 입학한 신입생의 마음 그대로였다. 1953년 6.25전쟁 막바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부산 임시교사에서 조소과에 입학했다. 당시 조소과 주임 교수였던 김종영 선생과 면담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예술의 길은 혼자 가는 것이라네” 그 단 한마디는 제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한결같이 예술의 길을 혼자 묵묵히 걸어왔다.

조각계의 대부가 된 김종영이 그랬던 것 처럼 최의순도 시류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교육과 작업에만 전념했다. 전시에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정년 퇴임했다. 하지만 조각가로서도 이름을 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세운 '황소와 곰'(1996)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 명동성당 정문에 1985년 의뢰받아 1987년 완성했던 청동부조(浮彫)가 설치됐다. 이 작품으로 2010년 제 15회 카톨릭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랬던 그가 스승의 미술관의 초대로 1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김종영미술관이 2010년 신관 개관 이래 매년 가을, 미술계에 귀감이 될 원로 작가를 선정하여 여는 초대전이다.

1996년부터 올 해까지 제작한 조각 18점과 드로잉 43점을 전시한다.

최의순의 작업은 '조각으로 쓰는 일기'다. 작품들은 그때그때 자신의 관심을 사로잡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형상화 했다. 오랜 시간 하얀 석고를 주 재료로 작업왔다.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갠 석고를 발라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직조(織造)작업이다.



【서울=뉴시스】김종영 미술관 최의순 개인전,1866, 52x33x90cm, 석고, 2016

이런 작업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그가 조각 예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공간과 볼륨의 문제에 천착하기 때문이다. 특히 빛을 작품에 한 요소로 활용하는 독특한 작업으로, 빛이 작품을 투영하며 형성하는 새로운 공간감을 경험하게 한다.

그는 "3차원의 예술인 조각을 탐구하기 위한 소재로 인체가 매우 좋다. 면, 볼륨, 매스를 두루두루 살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18점의 조각중 16점은 비구상, 2점은 구상이다. 구상 작품은 직조 작업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점토로 제작하여 석고로 떠 두 은사(김종영과 김태관 신부)의 얼굴을 담은 두상이다. 김종영은 그에게 조각을, 김태관신부님은 예술철학을 가르쳐준 은사다.

1층에 전시한 ‘그대를 무엇이라 부르오리까?’는 고(故) 김태관 신부(예수회)의 두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3층 전시장에는김종영 조각가의 두상이 있다. 유리천장 아래에 전시해 자연 채광에 따라 얼굴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서울=뉴시스】최의순 개인전. 그대를 무엇이라 부르오리까 (김태관 신부), 23x30x37cm, 석고, 2009



【서울=뉴시스】 김종영미술관 2층 전시실에는 드로잉 3점과 조각 작품 1점을 전시했다.

3층 전시실에는 2017년 신작 드로잉 2점이 눈에 띤다. '943년 서울'라는 제목의 작품(포스터에 사용)과 화면 오른쪽 하단에 한 마리 새가 그려져 있다. 해방 전 수송국민학교를 다녔던 작가가 당시 느꼈던 서울에 대한 기억을 서울을 둘러싼 산들을 소재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조각 작품과 매우 밀접한 관계다. 드로잉은 조각 작품을 제작하기 전 종합적인 검토를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 스승 김종영선생도 이런 면에서 조각가에게 드로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누누이 강조했다고 한다. 매학기 인체 소조 수업이 시작할 때, 항상 학생들에게 크로키를 시켰는데 이는 구조의 파악과 더불어 느낌을 얻게 하는 힘이 됐다.



【서울=뉴시스】김종영 미술관 최의순 개인전1 전시실 전경

현재 미술계에서 조각은 위기 시대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기술 발전으로 스펙터클한 것에 익숙해졌고, 고된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회 분위기 탓도 있다. 속도에 경도된 현실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고 재료의 물성에 상당 부분 순응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결실의 계절, 팔순이 넘어서도 작업을 놓지 않고 있는 최의순 개인전은 단단한 시간이 녹아있는 원로 조각가의 원숙함과 빛을 통한 존경의 미학을 느껴볼수 있다. 전시는 12월10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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