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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종합] 도종환 장관 "블랙리스트, 장애인까지 적용 너무했다"

2017.09.27

[뉴시스]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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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9.26.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mail protected]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
"유인촌 MB 블랙리스트 없었다" 해명 이해하기 힘들어

"최근 시각·지체 장애인들이 출연하시는 연극을 보러 갔어요. 본인들의 현실을 바리공주 설화에 빗댄 대본이 바탕이었는데 몇년간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있어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도종환(62)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광화문에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장애인들에게까지 적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며 "너무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이 무대 위의 동선을 다 숙지해서 이동하면서 하시는 연기에 마음에 와닿는 대사까지 들으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차별을 하거나 배제를 하거나 감시를 하는 것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잊혀지지 않네요."

문체부는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조직이다. 중심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있다. 현재 문체부는 산하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를 두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알려졌는데 이 역시 조사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인 유인촌 전 장관은 문체부에 블랙리스트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각계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9.26.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mail protected]

유 전 장관 재임 당시 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도 장관은 "'불법 집회에 참여하면 지원금을 반납하라'라는 서약서를 요구받아, 회원들과 논의 끝에 지원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고 기억하면서 유 전 장관의 해명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대중예술인에 대한 국정원 차원에서 조사가 더 확대되고 있다"면서 "(MB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현실이기도 해서 이런 문제를 더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사 범위가 넓어지고 일이 많아지면서 문체부는 최근 법무부로부터 검사를 지원받았다. 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청와대에서 문건이 추가로 발견했는데 그 문건을 검토하려면 검찰에 직접 가든지 복잡한 절차가 따른다"면서 "파견된 검찰이 검찰과 공조를 하면, 청와대 문건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고 국정원 감찰실 역시 검사가 조사하니 협조가 필요할 때 국정원 파견 검사와도 같이 일할 수 있다"고 했다.

도 장관은 이와 함께 "특정한 쪽의 입장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토론·수렴하면서 법과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강조했다. 형사적인 문제가 발견됐을 때 형사 고발까지 감안하고 있냐는 물음에 "거기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동시에 문체부 내부 쇄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실장 직급 세 자리를 없앤 동시에 블랙리스트 관련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실장급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기도 했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는 보기 힘든 조치라고 도 장관은 전했다.

【서울=뉴시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9.26.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mail protected]

몇몇 문체부 산하 기관장의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과제다. 도 장관은 "검증 과정을 거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추석이 지나고 나면 각 분야를 이끌어가실 책임자 분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문체부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핵 도발로 인해 국제적으로 안보 위기가 감돌면서 내년 2월 '2018 동계 올림픽' 참가를 망설이는 나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이 프랑스까지 날아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참가하며 개최국의 준비 노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뜻을 직접 확인 받는 등 각 나라와 소통하는 것도 문체부 몫이다.

도 장관은 "오스트리아 장관, 독일 장관도 선수들 안정을 보장 못하면 참가가 어렵다고 했는데 바로 수습했다"면서 "이런 현상이 도미노가 일어날까 오늘 오전에도 청와대 회의에서 외교부와 공조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말폭탄을 주고 받고 있지만 이런 국면에서도 해외에서 바라보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대처하고 홍보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죠."

【서울=뉴시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9.26.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mail protected]

이런 남북의 군사적 대치에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으로 관광·한류 콘텐츠 업의 피해가 특히 심한 상황이다.

도 장관 역시 지난 100일 동안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사드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개별 업체들을 만났는데 롯데호텔 같은 경우는 700억 손실을 입었다고 했다"면서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는 정치적인 문제라 참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중국 시장의 드라마, 음악, 영화 등 콘텐츠 쪽 피해 역시 얼마나 큽니까? 관광, 호텔 업계 모든 쪽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돕고 있지만 견뎌달라는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죠. 참 죄송스럽고 안타까워요. 지난 100일 동안 보람을 얻고 잘했다기보다 하지 못한 것이 훨 씬 더 많아서 마음이 무겁죠. 앞으로 더 말씀을 듣고 노력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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