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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yBa 대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명료함 추구···All in All"

2017.09.2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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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Commonplace (with mouse), 2017, Acrylic on aluminium, 200 x 250 cm

■갤러리현대서 5년만에 개인전
선·색·면 강렬한 신작 30점 전시

"디자인에는 관심이 없어요, 매일 보는 평범한 물건들에 대한 소비자적 관점 같은 것에도 관심 없습니다. 그저 색과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죠. 사물이 아주 간단하고 투명한,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상태에 이를 때까지 가보려고 노력합니다."

영국 개념미술의 거장이자 'yBa 대부' 마이클 크레이그-마틴(76)이 5년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사물의 과감한 클로즈업, 새로운 포맷의 2017년 신작등 총 30여점을 선보인다. 2012년 이후 갤러리현대에서 펼친 두 번째 개인전이다.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에게 일상속 사물은 예술이다. "예술은 주변의 오브제를 변화시킴으로써 삶을 새롭게 보게 하는 것"이 그의 예술관이다.

"예술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입니다. 예술은 어느 것도 새로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이미 주위에 있는 것을 다룰 뿐이죠."

1970년대 초 우유병, 물컵 등 일상의 오브제들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것이 초점이었다면, 1970년대 말 실제 사물들은 사라지고, 간결한 선과 이미지로 단순화됐다. 1980년대 이후 이미지들은 색면과 결합됨과 동시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지며 압축되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작가는 사물의 크기를 의도적으로 다르게 만들거나 낯설게 배치한다.

【서울=뉴시스】194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은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며 당시 화단을 주도하였던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팝아트(1960년대 등장한 미국의 새로운 미술 사조) 등 전례 없이 왕성한 창조정신이 실험되는 현대미술의 전성기를 직접 경험하며 작업을 시작하였다. 1966년 영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런던 골드스미스대학(Goldsmith College)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데미안허스트, 줄리안오피, 사라 루카스, 게리흄, 트레이시에민 등 ‘영국의 젊은 예술가’(yBa)들을 양성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1990년대는 군더더기 없는 ‘크레이그-마틴 식 회화’가 등장하는 시기다. 페인팅이 첫 선을 보임과 동시에 작가의 색면에 대한 관심은 극대화되어 색채는 더욱 밝고 강렬해진다. 일상적 사물을 가져오기보다는 사물이 존재하는 공간 안으로 직접 침투해 일상을 전혀 다른 것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에 몰두했고, 이와 같은 작업은 이후 대형 벽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아이폰, USB, 노트북, 무선마우스, 절전전구 등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소비문화를 반영하는 사물들을 선, 면, 색과 같은 미술의 기본 요소로 사용했다.

전시장은 선명한 색들이 주는 자극이 강렬하다. 이 250cm에 달하는 새로운 포맷의 세로 작품들과 함께 실제로 크기가 작은 사물들을 극도로 클로즈업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메모리 스틱, 차량 운전대, 코르크 마개뽑이, 선글라스등은 영화 촬영기법처럼 사물의 끝을 잘라버리고 몸통만 보여주는 파편들로 제시한다.

작품 'All in All'은 마틴이 평생 추구했던 명료함이 발현된 결과물이다. 지난 50여년간 관심을 가졌던 흔한 사물, 추상적 색면, 드로잉적인 선의 결합이 하나의 화면에서 이루어진 작품은 '단순 명료'가 진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Untitled (suitcase), 2014, Acrylic on aluminium, 122 x 122 cm

【서울=뉴시스】마이클 크레이그-마틴, All in All, 갤러리현대 1층 설치 전경, 2017

화려한 색과 형태로 남은 크레이그-마틴의 작품들은 묘사라는 오래된 전통이 아니라 대량 생산된 레디메이드 사물들의 다양한 조합이다. '21세기 숭배의 대상'으로 바뀐 사물들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과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는 것, 우리가 아는 것과 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반복적으로 권유한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런던 테이트(Tate), 파리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11월5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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