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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프레스코 화가' 이재훈 "근대성은 극복의 대상 아니다"

2017.08.30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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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The animal kingdom),벽화기법, 230x183, 2017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 News1

9월1일부터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초원의 결투를 위해'전

"우리는 '근대성'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저는 현대를 디자인한 것이 바로 근대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성이란 것이 100년 넘게 오늘날의 삶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무엇이기에 한번도 해결되지 못한 건지 그 속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이재훈 작가(39)가 전시 개막에 앞서 30일 갤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근대성'에 대한 작가적 탐구를 보여주는 신작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우연히 1930년대 여자 스타킹에 관한 기사를 본 것을 계기로 근대의 일상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보게 됐다"며 "영어공부에 대한 압박, 쌍꺼풀 수술 같은 성형의 문제,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이야기까지, 지금 우리 삶 속 이야기들이 100년 전 당시에도 똑같이 있더라"고 말했다.

9월1일부터 '초원의 결투를 위해'(For a flight on the green field)라는 주제로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회화 12점, 설치 1점을 선보인다. 벽화 기법이자 작가의 개성적 표현양식인 '프레스코' 기법을 이용해 근대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이재훈, For a fight on the green field, 2017, Mixed media, 90x90x460cm (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 News1

전시 주제인 '초원의 결투를 위해'에는 근대와 현대라는 시간에 대한 작가적 상상력이 반영됐다. 작가는 "근대와 현대의 시간성이 뒤죽박죽 섞이면서 모호해지는 순간이 마치 광활한 초원에 아무런 지표없이 서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근대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은 전시장 지하 1층에 있는 설치작품이다. 높이 4m가 훌쩍 넘는 기둥 모양의 작품으로, 단열재로 쓰이는 스티로폴 소재의 아이소핑크에 장지를 붙이고 회칠을 한 후 프레스코 기법으로 근대의 다양한 생활상을 그렸다. 근대 건축물들을 비롯해, 수영복을 입은 여인, 칠판에 영어 문장을 쓰는 선생님, 성(性)에 대한 이야기까지, 시점을 현재로 둬도 어색하지 않을 장면들이 기록화처럼 새겨졌다.

벽면에 걸린 평면 작품들은 원시우림 풍경을 그려놓은 듯 하다. 죽은 나무인지 산 나무인지 구분되지 않고, 인공인지 자연 풍경인지도 모호하다. 근대와 현대의 '공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가는 "근대와 현대 그 자체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며 "두 시점을 하나의 '오브제'(형상)로 연결시키기 위해 나무토막과 실제 나무의 모습을 '접붙이기' 하는 방식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근대가 죽어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다"며 "근대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오늘날의 삶 속에 어떻게 유효한 가치로 존재하는지 알아야 하는 '인간의 속성'"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이재훈 작가는 중앙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2004년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을 수상했다. 2007년 금호영아티스트에,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 젊은모색에 각각 선정됐고 2008년 '제8회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금호미술관, 사비나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재훈, Gardening (No.2) 벽화기법,140X182, 2017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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