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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스라한 그리움의 풍광···안광식 '자연-일기' 개인전

2017.08.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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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광식, Nature-Memory 162.0X97cm oil on canvas 2015

그림일 뿐인데, 웬지 모를 '아득함'에 묵상에 잠기게 한다.

잔잔히 일렁이는 강물이 햇살에 반짝이고, 이름모를 꽃들이 앞다퉈 피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는 시구절처럼 한적한 오후 풍경인데 망연한 감상에 빠지게 한다.

미술평론가 신항섭도 "그가 그림 속에 실현하려는 것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잠재의식 속의 그리움을 환기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한다"면서 "확실히 그의 그림에는 그런 정서가 지배한다. 현실적인 시공간을 초월하는 비실재적인 이미지의 존재방식을 통해 향수와 유사한 그리움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마술'같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 안광식(45)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빛이 빚어내는 자연의 기억을 화면에 남긴다"고 했다.

그는 "나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자연과 자연 안에 나와 삶의 관계를 부인할 수 없음에 망각의 세월을 아련한 그리움의 풍광으로 풀어놓는다"며 "그 풍광은 자연에서 느끼는 마음의 정화와 정적인 고요, 그리움을 바라며 반복해서 비워내고 버릴 수 있는 장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애틋한 서정적인 이미지로 시심을 자극하는 화가 안광식(45)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뉴시스】안광식, Nature-diary 91.0 X 72.7cm Oil, Stone powder on canvas 2017

서울 선화랑은 30일부터 'Nature-diary(자연-일기)' 를 주제로 풍경과 정물화 45점을 전시한다.

아스라한 느낌으로 가벼워 보이는 그림이지만 묵직한 오일로 그려내는 수십번의 반복 과정을 거쳤다. 캔버스 위에 돌 가루(stone power)를 녹인 용액을 발라 세월의 무게를 견디는 단단함까지 장착했다.

동양화 종이에 스며드는 물성으로 그려진 작업이다. 보이는 깊이가 아닌,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투명하게 비치는 깊이를 표현해 내면적이고 비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지를 쌓아 올리듯 천천히 한 겹씩, 한 겹씩 쌓으며 50여 번의 겹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서울=뉴시스】안광식, Nature-Memory 100.0X50.0cm Oil on canvas 2017

이전 그림과 달리 이번 전시는 관조적인 분위기가 더 강하다. "나는 자연에 다가서지 않는다. 멀리서 지켜보고, 기억에 남은 빛을 화폭에 옮겼다"는 작가는"기억에 남겨진 색은 바래져 무채색에 가깝다. 이름 모를 꽃, 잊혀지는 풍경,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다"고 했다.

멀리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산과 강, 은물결과 더불어 잔잔하게 흔들리는 꽃 물결, 어디론가 정처 없이 바람에 날아가는 꽃송이··· 현실의 경계를 넘어 아련한 추억 속으로 안내하는 풍경화는 각박한 세상에 '은폐된 순수성'을 되살린다. 전시는 9월 9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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