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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연임' 김봉렬 총장 "한예종도 '중창'(重創)이 필요하다"

2017.08.25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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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렬 한국에술종합학교 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8.24/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통합캠퍼스 확보, 교내 성폭력·위계문제 해결 적극 노력"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59)가 제7대 한예종 총장에 이어 제8대 총장을 연임한다. 고건축 전문가인 김 총장은 25일부로 임기가 끝나면 '아시아 불교 건축사'를 집필할 계획이었으나, 4년 뒤인 2021년 8월 이후로 미루게 됐다.

김 총장은 24일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예종 석관동캠퍼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강숙 초대 총장(1992~2002 재임)께 연임하게 됐다고 전화드렸더니 '힘들다말고 세금 낸다고 생각하라'더라"며 "직장인처럼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공부를 계속할 수 있어서 교수직을 택했는데 다시 4년간 세금을 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한예종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예술교육의 최전선이다. 세계 유수의 예술기관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교육과 창의력 배양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임지영, 발레리나 박세은, 배우 이선균·이제훈·김고은·박소담, 영화감독 나홍진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김 총장은 4년 전 2013년 8월 제7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한예종도 '중창'(重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창은 낡은 건물을 헐지 않고 고쳐서 새롭게 짓는다는 뜻의 건축 용어다. 한예종이 세계적인 인재를 배출했지만 △개교 당시 임용돼 정년퇴임을 앞둔 1세대 교수들을 대체할 우수한 2세대 교수진 확보 △분산된 캠퍼스 부지 문제 △입시·학위제도 개선 △재원 확충 등 풀어야 오랜 숙제가 많았다.

그는 "1992년 10월 개교한 한예종이 더 도약하기 위해선 여러 과제를 해결하는 중창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명작 건축물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여러 차례 새로움을 더하는 중창을 거쳐 탄생했다"고 했다. 이어 "로마 판테온 신전, 파리 루브르 궁전은 물론 한국의 종묘나 통도사가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건축가답게 김 총장은 실용적인 업무 추진력을 통해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로 교사 개관과 서초동 교사 새단장(리모델링), 통합캠퍼스 마련을 위한 '캠퍼스 2025'를 추진했으며 새로운 예술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융합예술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예술대학 최초로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2016년 세계 최고 권위의 '큐에스'(QS) 세계대학평가에서 한예종이 공연예술 부문 46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내 대학 중 최초로 50위권에 진입하는 등 세계적 예술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증명했다.

이밖에도 그는 한예종이 아시아 예술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청년예술가들의 중국 진출을 위한 '향 중국'(向中國) 프로젝트를 비롯해 '한·중·일 문화올림픽' '캠퍼스아시아' 등 굵직한 국제교류 사업 등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김 총장이 교학처장(2001~2005) 기획처장(2007~2009)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한예종의 살림살이와 행정을 모두 겪었기 때문에 이뤄낼 수 있었다. 1997년 한예종 미술원 건축과 교수로 임용된 그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봉렬 한국에술종합학교 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8.24/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제8대 총장으로 연임하게 된 그는 "건축을 전공하다 보니 실용적인 사고에 익숙하다"며 "앞으로 4년간 한예종의 미래가 '더 넓고, 더 깊게' 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적인 목표보다 실현 가능한 일부터 우선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임기 내 해결할 과제라고 강조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통합캠퍼스 마련을 위한 '캠퍼스 2025'과 시대 변화에 맞는 학교 구성원 간의 소통이다. 특히, 지난해 '예술계 성폭력'이 붉어지자 한예종도 인터넷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숲'을 통해 유사 사례가 수면 밖으로 떠올랐다.

김 총장은 "문제를 덮어서 조용한 것이 제일 위험한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하는 곳이 건강한 공동체"라고 했다. "예술계 성폭력에서 교수-학생, 선·후배, 남·녀 등 위계에 의한 갑을관계로 문제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자·교수·선배들은 이 정도까지 교내에 불만이 많을 줄 몰랐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 학생, 참관인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교수보다 학생숫자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위원회 구성은 교수와 학생이 1대 1.5 비율입니다. 학생들이 교수보다 더 많은 교내 최초의 위원회입니다. 처음엔 그동안 문제가 막 튀어나와서 남자 교수들이 한마디도 못 할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했습니다. 이제 3~4번 정도 회의를 거치니까 점점 실마리가 보입니다. 교수와 학생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성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김 총장은 "위계문제 역시 교권 침해라고 반발하는 교수가 있을까 걱정했다"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교권 침해가 아니라 가부장적 잔재일 뿐이라는 것을 남자 교수들이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통합캠퍼스 마련은 한예종의 오랜 숙제다. 음악·연극·영상·무용·미술·전통예술 등 6개 원과 이를 융합하는 협동과정으로 구성된 한예종은 서울 성북구 석관동 캠퍼스, 서초구 서초동 캠퍼스, 종로구 대학로 캠퍼스 등으로 흩어져 있다. 장르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통합캠퍼스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총장은 "통합캠퍼스는 설치령 개정을 통한 석·박사 과정 신설과 더불어 한예종의 오랜 숙제"라며 "통합캠퍼스 확보를 설치령 개정보다 우선적으로 집중해 임기 내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땅이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서초동 캠퍼스가 9월 중순에 재개관한다"고 밝혔다. "공기가 안 좋던 지하 연습실 등 시설이 낙후된 서초동 캠퍼스가 새단장을 마쳐 9월 중순에 문을 연다"며 "서초동 캠퍼스 재개관식에 맞춰 기자를 비롯해 많은 분을 모시고 한예종의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김봉렬 한국에술종합학교 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8.24/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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