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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증강현실(AR) 세상'과 우리가 발디딘 세상 뭐가 다를까요?"

2017.08.03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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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갤러리 1층에서 선보이는 미디어아티스트 이배경의 작품.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공간에 육면체 조형물이 떠 다니는 게 보인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작품이다.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 News1

[인터뷰] AR이용한 신작 선보인 미디어아티스트 이배경

"'증강현실(AR) 세상'과 우리가 발디딘 세상은 뭐가 다를까요? 관람객들이 제 작품을 보고 그 질문을 떠올린다면 그것만으로 '대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미디어아티스트 이배경(48)이 자신의 신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여 년 간 미디어를 이용해 시간, 공간, 몸을 주제로 각 요소들의 접점과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작업을 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시간, 상념'을 주제로 신작을 내놨다.

출품작은 크게 2점이다. 전시장 1층에서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무중력 공간'(Zero gravity space)라는 제목의 공간 특정적 미디어 작품이다.

흰색 벽면 전체에 검은색 라인 테이프로 육면체 드로잉이 돼 있는 기하학적 공간에서 AR용 스마트폰을 들이대면 공간을 부유하는 흰색의 정육면체 조형물들이 보인다. 이 육면체 조형물들은 중력이 사라진 듯한 공간을 떠 다니며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부딪힐 때의 에너지로 또 다시 움직이는 시나리오로 전개된다.

그런가 하면 지하 1층에서는 전시장의 하얀 벽면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투사했다. 작가가 실제 전시장 모습을 400배 크기로 모델링한 건축적 공간에 역시 하얀색 육면체들이 둥둥 떠다니는 영상이 4개의 스피커에서 시차를 달리하며 흘러 나오는(무빙 사운드) 바람 소리와 겹쳐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아트사이드갤러리 지하1층에서 선보인 미디어아티스트 이배경의 영상 작품.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 News1

이배경 작가는 굳이 정육면체를 사용한 것에 대해 "현대인은 아파트 같은 가장 경제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경제적인 형태로 최적화한 정육면체를 작품에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유기체들이 떠 다닐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했다면 관람객들은 공간이 아닌 그 조형물에 집중했을 거예요. 그러한 요소를 없애고 오로지 공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정육면체를 사용했죠."

새로운 미디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예술 분야의 창작자로서 힘든 부분일텐데 작가는 "아무리 예술가가 뛰어나다 해도 결국 기술 개발자들의 꽁무니를 쫓을 수 밖에는 없다"며 "새로운 기술을 전부 배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붓을 잡고 내 몸으로 익힌 게 기술이에요. 그런데 미디어 아트는 도구 자체가 기술을 포함하고 있어요. 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작업을 할 수 없죠."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오늘날 AR을 이용한 작품이 대단히 새롭게 보이지 않는 측면도 있다. 이 작가는 "같은 미디어 기술이라도 작가와 개발자는 다르게 쓴다"고 했다.

"저는 미디어 기술을 원래의 사용 목적과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디어 아트라고 생각해요. 전시장에 TV를 가져다 놓고 드라마를 틀진 않잖아요.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에는 그것을 사용하는 '툴'이 정해져 있지만, 작가는 정해진 툴을 벗어나요. 꼭 첨단 기술일 필요 있나요. 내가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지금 이 기술 수준에서 가능하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배경 작가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 News1

중앙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2000년대 초반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영상 작가 빌 비올라의 작품을 보고 감명받아 영상 쪽으로 전공을 틀었다고 한다. 독일 브라운슈바익 예술대학에서 필름&뉴미디어를 전공하고, 이어 괼른미디어 예술대학교에서 미디어아트로 석사를 마쳤다.

그는 "미디어가 발전하며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채팅룸, 단톡방(단체 카톡방)과 같은 '가상공간'을 물리적 공간보다 더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그러한 가상공간을 '공간'으로 인식하기 보다 '소통'으로 인식하죠. 제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에 대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20일까지.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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