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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전시회만 3번'..야쿠르트 아줌마 '미술작가' 된 사연

2017.07.22

[머니투데이] 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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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경 한국야쿠르트 충청 온양지점 아줌마가 지난 5월 미술 전시회에서 자신이 그린 꽃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야쿠르트

[피플]민은경 한국야쿠르트 아줌마..'나를 위한 삶' 살아보려 미술에 도전

충남 아산시에는 아주 특별한 '한국야쿠르트 아줌마'가 있다. 야쿠르트 배달 현장에선 오랜 경력의 '베테랑'으로 통하고, 퇴근 후에는 그림을 그려 개인 전시회만 3번을 연 민은경씨(44·사진)가 주인공이다.

여러 직업을 거쳐 2000년 4월부터 야쿠르트 아줌마로서의 삶을 시작한 민씨. 그는 과거 출근은 빠르고 퇴근은 늦은 여러 일을 하다가 지인에게 야쿠르트 아줌마가 근무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 직업들이 어린 딸을 키우기에 시간적 어려움이 많았던 이유로 야쿠르트 아줌마는 민씨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새 18년차가 됐다. 민씨는 현재 야쿠르트 온양지점 소속으로 아산시청과 주택가 일부 지역의 야쿠르트 배달을 책임지고 있다.

민씨가 2008년 미술에 도전하게 된 것은 '나'를 위해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과거 민씨의 일상은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야쿠르트 배달 업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로서, 엄마로서 집안 일을 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민씨는 "당시 아내로서, 엄마로서 역할하다보니 오롯이 저만을 위한 삶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미술을 선택한 이유에 어릴 적 사정이 어려워 미술 공부를 더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민은경 한국야쿠르트 충청 온양지점 아줌마./사진제공=한국야쿠르트

민씨는 생계가 빠듯했지만 미술을 배워보기로 했다. 무작정 찾은 곳은 동네에 있는 디자인 입시 전문학원이었다. 애니메이션 등을 주요 과목으로 가르쳐 3개월 간 그림의 기초만을 배울 수 있었다. 이후 수채화를 배우고 싶던 민씨는 서양화가인 김준식 작가를 만나 수채화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일이 즐겁기만 했죠." 민씨는 학원을 가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그림을 그렸고, 그렇게 3년여를 보낸 뒤 2011년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고 새 작품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고자 했다. 이어 3년 주기로 2014년, 올해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5월 열린 3회 전시회 '꽃이 전하는 말'은 민은경 작가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다. 전시회 주제는 민씨를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꽃이었다. 전시회에 걸 20점을 추리기 위해 민씨는 3년 간 꽃을 원없이 그려냈다. 꽃들은 민씨가 야쿠르트를 배달하며 사진에 담은 것들이었다. 민씨는 그림을 그리며 꽃들이 엄마들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날이 몹시 가물 때에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피어내는 모습이 우리 시대의 엄마들을 닮았다는 것이다.

민씨는 지난달 전시회를 끝낸 뒤 최근 휴식을 취하며 이달 말 한국수채화협회에서 하는 공모전 출품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3년 뒤 전시회를 위해서 아산의 시골 풍경을 담아 작품을 그려나갈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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