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박현웅 "어른들이 작품보며 행복해할 때 세상 다 가진 기분"

2016.08.29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Bonbon -언젠가 그곳에서 우리는 ... 80×52cm color on wood 2015 16-08-28

■선화랑서 29일부터 '뜻밖의 초대~' 개인전
'장난감 공장'같은 어지러진 작업실 책상 공개

하얀 건물, 파란 교회당이 눈부신 그리스 산토리니를 배경으로 세 가족이 자동차에 앉아있다. 작품 제목은 '언젠가 그곳에서 우리는…'이다. 산토리니를 배경으로 '색색깔' 왕눈깔 사탕이 풍선처럼 피어오르는 화면은 보는 순간 마음도 두둥실 떠오르게한다.

보기만하면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다.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기 때문일까. 박현웅 작가(47)는 얼굴에 미소가 피어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로 시작한 작품이다. 작가도 사는게 바빠 여행은 꿈도 못꾸던 시절이 있었다. 몇년전 외국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 만난 풍광과 삶이 그를 더욱 동화적 판타지에 빠지게 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박현웅 작가가 딸을 모델로한 노란옷을 입은 '스터트맨'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16-08-28

어른이라고 포기한게 많았다. 삶에 찌들어 잊어버린 '동심'을 끄집어냈다. 그렇게 나온 그림은 어른들이 더 화답했다. 작품제목 숨은 그림찾기는 인기다. '아재 개그'처럼 담긴 비슷한 그림을 어지럽게 숨겨놓아 감상자들이 찾는 기쁨을 느끼게 하며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작가도 행복했다. "어른들이 그림을 뚫어져라 보면서 숨은 그림을 찾거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해 할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입니다. 작가의 특권이기도 하죠."

알록달록 색감이 팡파레를 울리는 듯한 작품은 그냥 동화같은 작품이 아니다. 미술시장에서 박현웅을 러브콜하는 건 독특한 작업기법 때문이다.

어느 장르에도 없는 작업과정덕분에 '목공예 회화'라는 별칭도 있지만, 이 작업을 설명해주기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다.

【서울=뉴시스】Sunshine- 쥬디처럼 170×170cm Acrylic color on wood 2016 16-08-28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 아니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작품은 내공이 만만치 않다. 나무에 스케치하고, 자르고 깎고 파내 칠하고 붙였다. 나무조각을 일일이 붙인 입체 회화다.

재료는 작업 초기엔 금속을 사용했는데 색감 사용에 제한이 있었다. 요즘은 자작나무를 쓴다. "느낌이 좋을 뿐 아니라 가공이 편하다. 특히 만졌을 때는 단단한데 자르기가 쉬운 특이한 재료다.

"나무의 결에서 느껴지는 고유의 따뜻함도 있어요. 나무의 기본 바탕색이 노르스름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채색 작업은 필수입니다."

파스텔화처럼 은은하면서 판타지같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힘이다. 나무판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세공톱으로 정교하게 나무판을 깎는다. "기계는 힘 조절이 어려워 작은 형태는 쉽지 않아요. 더 중요한 것은 기계보다 더 수공이 안전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여러 조각들을 미리 계획한 도면에 따라 각각 자르고 나무 표면을 깨끗하게 정리한 후 채색을 합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선화랑에 공개된 박현웅 작가의 작업실 책상. 16-08-28

나무판은 그림에 따라 보통 적게는 3개, 많게는 8개의 겹으로 이뤄졌다. 자작나무를 자르고 붙이면서 그림을 짜 맞추는 과정 속에 이미지는 입체적으로 변화하고 작품에 율동감과 생동감이 더해진다. 하루 꼬박 10시간은 작업한다. "지루하다고 느꼈으면 이 작업 못했겠죠. 행복합니다."

노트 한권에 스케치를 해도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이 안될때도 있지만 그는 여전히 상상의 나래를 활짝피고 있다. 작가는 소설 쓰기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품을 제작해 아이디어를 정리한다.'손바닥 그림'에는 일기뿐 아니라 소설에서 등장하는 상황과 캐릭터가 그의 재치와 상상력으로 시각화된다. 그 작은 그림에는 곰 인형, 강아지, 알록달록한 풍선, 북유럽풍 식기, 회전목마, 서커스 코끼리 등등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캐릭터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2개월 전 갑작스럽게 연락이와 미리 계획되지 않은 전시를 시작하게 됐어요."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이 29일부터 박현웅 작가의 '뜻밖의 초대 –작가의 방 (Open P Studio)' 스팟 전을 마련했다. 짧은 전시 기간 동안 한 작가에게 중점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보는 전시다.

【서울=뉴시스】My Romance 100×100cm Acrylic color on wood 2016 16-08-28

기습적인 전시 제안이었지만 전시는 재미있게 꾸려졌다. 그리다만 스케치, 깎다만 나무판, 미니 아톰 등 어질러진 그대로, 작가의 머릿속같은 책상과 작업하는 과정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된다.

폭염속 이번 전시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캐릭터들의 발랄함과 '사이다'같은 색감들이 팡팡 터져나와 다시한번 해피 바이러스를 전한다. 전시는 9월10일까지. 02-734-0458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