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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미로 할아버지, 왜 매일 그림을 그리고 계세요?"

2016.06.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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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작가의 손자이자 석세션 미로의 대표인 주안 푸넷 미로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호안 미로 대규모 회화전으로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오는 9월 24일 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6.06.27. [email protected] 2016-06-27

세종문화회관 '꿈을 그리는 화가' 호안 미로전 개막.
15년간 함께한 친손자 푼넷 미로 대표 내한, "말년 보낸 마르요카서 미로-안익태 예술 교감"
동양화 같은 검은 회화·조각등 264점 공개.

"할아버지, 왜 부엌구석에 앉아서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고 계세요?"

연필과 종이를 쌓아놓고 그림을 그리던 할아버지가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작가의 손자이자 석세션 미로의 대표인 주안 푸넷 미로(왼쪽)가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호안 미로 대규모 회화전으로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오는 9월 24일 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6.06.27. [email protected] 2016-06-27

"복서가 매일 복싱 연습을 하듯이 매일 그림을 그려야 한단다. 나는 내안의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손을 자유롭게 하기위해 밤을 새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란다."

호안미로(1893~1983)의 손자 주안 푼넷 미로(석섹션 미로 대표)가 "할아버지의 마지막 15년을 보내는 행운을 누렸다"며 "할아버지 미로는 매일 그림만 그렸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너그럽고 친절하고 안익태를 비롯한 이웃에 따뜻한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27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막한 '꿈을 그린 화가' 호안미로 특별전을 위해 내한한 손자 주안 푼넷 미로는 "할아버지 미로가 1950년대 말년을 보낸 마요르카에서 한국의 위대한 작곡가 안익태와 만났다"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푼넷 미로는 "할아버지는 동네를 산책하는 도중에 안익태를 만나 음악과 미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했다"면서 "예술은 문화와 문명을 하나로 잇는 매개체"라는 것을 강조했다.

애국가 작곡가인 안익태선생은 1946년 스페인 마요르카에 정착하여 1965년 세상을 떠날때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당신 한국인은 유일했다.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던 호안미로는 안익태와 친한 이웃으로 지내며 '빛의 섬'이자, '고요의 섬'으로 불리는 마요르카에서 말년의 생을 함께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호안 미로 대규모 회화전으로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오는 9월 24일 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6.06.27. [email protected] 2016-06-27

호안미로는 스페인의 위대한 화가이자 고야,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의 계보를 잇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다.

반면, 생전 호안 미로는 초현실주의작가로 불리는 걸 원치 않았다.

미로의 손자와 함께 온 프란시스코 코파도 마요르카 호안미로 재단장은 일화를 소개했다.

1960년 미로는 친구인 피카소에게 이렇게 말했다. "피카소, 당신에게는 입체파 화가라고 부르고, 나에겐 초현실주의 작가라고하는데, 나는 왜 그런지 모르겠네"

코파도 호안 미로 재단장은 "미로는 2차세계대전후 미국을 방문해 드리핑 기법으로 유명한 잭슨폴록을 만나 영감을 받기도 하고, 색면화가 마크로스코와 교류를 하면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어떤 학파로도 정립되지 않는, 어떤 것으로 정의되지 않는 새로운 형식의 회화를 추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호안 미로 대규모 회화전으로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오는 9월 24일 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6.06.27. [email protected] 2016-06-27

그는 "호안미로는 이 세계의 현실을 정화하여 몽상적이고 주관적이며 마술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 '꿈을 그린 화가' 호안미로 특별전은 미로의 마지막 창조적 시기(1956-1981)인 마요르카에 제작된 작품들중 가장 뛰어난 작품 260여점을 선보인다. 1969년 작품 '무용수(Danseuse)' 외 유화, 드로잉, 조각, 꼴라쥬, 일러스트, 테피스트리등과 100호가 넘는 대형 작품도 공개됐다. 또 창작 공간인 작업실을 재현해 수많은 미완성 캔버스와 타계할 때까지 사용했던 도구, 소품 등 100여점이 전시됐다.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의 전시감독인 필라르 바오스가 직접 큐레이팅했다. 바오스 큐레이터는 "이번 미로전은 미로의 예술 여정 중 가장 예술혼이 강하며 생기있고, 혁신적이었지만 비교적 세상에 덜 알려진 ‘마요르카에서의 완숙기’를 볼수 있다"며 "이전보다 더욱 반체제주의자적이고 규칙위반자적인 양상을 띠며 공격적이고 야생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사려 깊고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또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별, 달, 새 등 동화적 요소가 많은 천진난만한 그림이 대표적이지만 이번 전시는 야생성과 동시에 동양적인 정서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원시문화와 민중미술에 매료된 미로의 강렬한 창조력이 살아숨쉬는 대작들이 대거 공개됐다. 얼룩과 흘리기, 드리핑을 통하여 붓의 터치와 선이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꿈을 꾸는 화가' 호안미로 특별전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27일 개막했다. 2016-06-27

바오스 큐레이터는 "기름을 부어 배경을 만들고, 물감을 튜브에서 바로 짜내 뿌리고, 손가락으로 그리고, 캔버스위를 걸어다니며 나온 당시의 그림은 미술시장에 내놓기에는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이 당시, 마요르카시기의 작품은 충격을 불러일으켜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하는 미로의 야생정신이 꿈틀거린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자유로운 검은 선이 지배한 화면이 눈길을 끈다. 이름이 없다면 아시아 작가 작품으로 착각할 만큼 동양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미로는 일본 서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동양의 예술은 프랑스의 아르누보나 독일의 유켄트 스틸이 태동하던 시기에 새로운 예술적 흐름에 영감의 원천이 됐다. 미로는 1966년 일본에서 열린 자신의 대규모 회고전에 참석하기위해 도쿄와 교토를 방문하여, 선 문화와 하이쿠 시가 지닌 힘, 서예 거장들의 서도를 스스로 직접 느끼고 경험했다.

기호와 구조가 텍스트와 이미지와 섬세한 조화를 이루는 동양의 서예에 마음을 빼앗긴 미로의 작품은 '여백'이 필수적인 것이 되며 점점 더 그의 작품에서 흑백이 강력하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미로는 "나는 완전히 일본의 서예가들에게 넋을 빼앗겨 있었으며 이는 나의 작업 기법에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말년의 작품은 검은색이 지배했다. 미로는 "검은 색은 회화의 천국이다. 시작이며 끝이다. 색은 항상 부수적인 요소로, 흑백으로 잘 만들어진 구조위에 보태지는 것이다"며 단순하지만 강렬한 선들을 화면에 담아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꿈을 꾸는 화가' 호안미로 특별전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2016-06-27

"나는 열정적이고 격분한 상태에서 작업을 한다. 하나의 작품을 시작할 대에는 그 것에 뛰어들고 싶은 욕구, 신체적인 자극에 따라 움직인다. 이는 나와 내가 행하는 것, 나의 작품 나의 불쾌감 사이의 싸움이다. 이 싸움은 나를 흥분시키고 나를 열중하게 한다."

전시장은 아이가 그린듯 천진난만한 하고, 미치광이가 된 듯 과격한 표현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그 어떤 형식으로 규정할수 없는 가변적이고, 혁신적인 '호안 미로표' 새로운 회화의 영향력을 느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이 미술관을 리모델링하고 처음 여는 대규모 블록버스터급 전시다. 9월24일까지. 8000~1만5000원, 02-332-80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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