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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조각 같은 회화, 회화 같은 조각'…김봉태의 작품 세계

2016.05.25

[뉴스1] 박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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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김봉태'전이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2전시실에서 김봉태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 작가시리즈' 회화부문 네 번째 '김봉태'전.

작가 김봉태(80)는 1970년대 이후 한국미술계의 주류 화풍인 '단색화'와는 다른 독특한 미술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64년부터 1985년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류하면서 원색과 기하학적 형태의 작업을 통해 조형의 본질을 추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설명에 따르면 김봉태의 작품 세계는 '회화 같은 조각, 조각 같은 회화' '이차원과 삼차원의 변주'로 요약된다. 한국 미술사에서 잠깐 나타났다가 희미해진 기하학적 미술 작업을 꾸준히 이어 오면서도, 늘 새로운 화풍의 변화를 추구한 작가라는 것이다.

이런 한국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고려해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 작가시리즈' 회화 부문 네 번째 전시 작가로 선정, 25일부터 7월10일까지 과천관 제 2전시실과 중앙홀에서 '김봉태'전을 개최한다. 회고전 형태의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그의 대표작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소묘(드로잉)'이 다수 출품되어 제작 과정의 생생함을 엿볼 수 있다.

현대미술 작가시리즈 '김봉태'전 전시장의 모습 © News1

김봉태는 1960년대 초 당시 제도권이었던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반발해 조직한 ‘1960년 미술협회’, ‘악튀엘’의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1963년 파리비엔날레에 판화를 출품한 바 있으며, 같은 해 뉴욕에서 개최된 국제조형미술협회 심포지움에 초대된 것을 계기로 L.A 소재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63부터 1985년까지 L.A를 근거로 다양한 활동 및 작업을 전개해 나갔다. 1986년부터 덕성여대 교수로 재직하게 되면서 한국에 정착했다.

박수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 작품들의 성향은 크게 4가지 시기로 나뉜다"고 했다. 우선 1960년대 초중반의 '표현적인 추상미술의 시기'가 있다. 그리고 이후 3개의 흐름은 작가의 특징인 '기하학적 조형'의 변화과정을 담고 있다.

196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까지 '기하학적 조형 및 삼차원의 탐색기'에서는 작가가 기하학적 조형을 가장 보편적인 형태라고 생각해 평면보다는 삼차원의 입체를 추구하게 되는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동양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정립해가는 과정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색면의 유희성과 변형 캔버스의 시기'에서는 순수 회화적 요소인 색채와 색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와 회화와 조각의 중간단계인 독립적 입체 조형이 나타나는 시기를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200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재료를 통한 공간감의 확장 시기'에서는 빛을 투과하는 재료인 '플렉시 글라스'를 사용해 깊이감과 공간감을 확장하는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다.

김봉태 작가가 과천관 중앙홀에 전시한 자신의 설치미술 작품 '춤추는 상자'를 설명하고 있다. 상자 안에서 바라본 하늘과 바깥에서 보는 모습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 News1

김봉태 작가는 24일 과천관 대회의실에서 가진 전시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늘 화풍의 변화를 추구해온 이유에 대해 "어느 정도 한 가지 방향으로 작업을 하다 보면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늘 맴돈다"며 "의도적으로 변할 때도 있고, 갑자기 영감을 받아 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닫힌 생각을 한다는 느낌이 들 때,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열고 새로운 것을 찾을까'라는 고민을 한다"며 "지금 이후 앞으로 하는 작품은 과거와는 또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지금 이 나이에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바뀔지는 나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샤머니즘의 영향이 남아 있던 우리나라에서도 화려한 색감을 좋아했으나, 유교가 들어오면서 색을 천시해 흑백 위주로 선비들이 그림을 그렸다"며 "그런 전통이 단색화라는 작업으로 승화됐는데, 앞으로 올 시대에는 '화려한 색감'이 다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화려한 색감도 단색화도 모두 우리의 것"이라며 "우리의 전통과 서양 미술의 전통이 잘 융화되어 새로운 문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실생활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춤추는 상자' 연작 시리즈를 꼽았다.

또 '축적' 연작은 상자를 쏟아 자연스레 만들어진 모양을 보고 그려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 다르다"며 "작가의 설명이 방해될 수도 있으므로 자기 마음에 보이는 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다음은 김봉태 작가의 표현 성향별 주요 전시 작품의 이미지다.

1. '표현적인 추상미술의 시기'(1960년 초~중반)

작품 1963-8, 1963, 콜라그래프와 석판화, 60x45cm, 작가 소장 © News1

무제, 1964, 캔버스에 유채, 127×9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News1

2. 기하적적 조형 및 3차원의 탐색(1960년대 중반~19990년대 중반)

교체, 1969, 변형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92x184cm, 작가 소장 © News1

그림자연작 79-28, 1979(retouched 2015),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80x121cm, 작가 소장 © News1

무제, 1985, 캔버스에 유채, 167×32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News1

비시원 92-109, 1992,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215x215cm, 작가 소장 © News1

3. 색면의 유희성과 변형 캔버스(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

창문연작Ⅱ 2006-105, 2006, 알루미늄에 산업용 페인트, 120x120cm, 작가 소장 © News1

창문연작 III 2004-14, 혼합매체, 250x340cm, 작가 소장 © News1

4. 재료를 통한 공간감의 확장(2000년대 중반~)

춤추는 상자 2007-10, 2007, 아크릴 물감, 색 테이프, 플렉시글라스, 180x90cm, 개인소장 © News1

축적 2014-110, 2014, 아크릴 물감, 색 테이프, 플렉시글라스, 197x395cm(8 pieces), 작가소장 © News1

박창욱 기자(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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