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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진작가 변순철 ‘노루-색을 지배하다’ 전시회 30일까지 개최

2015.11.23

[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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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사진작가 변순철이 '노루(NOROO)-색을 지배하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노루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마련돼 11월18일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전시회 주최 측인 노루그룹은 이번 전시회에 다음과 같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해방둥이 기업이 지닌 의미와 가치는 남다르다. 나라를 찾은 영광스러운 순간부터 혹독한 성장통, 도약과 비상의 드라마틱한 사건을 함께 겪으며 발전하고 진화했기 때문이다. 눈부신 한국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된 많은 기업 가운데 노루는 색채산업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의 가속도를 늦추지 않는 동시에 지난 과업을 되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교훈으로 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노루에게 색(色)이란 어떤 의미일까.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고 자칫 과거의 것을 답습, 재생산할 수 있는 화두지만 우리는 이 속에서 새로움과 즐거움을 대중과 교감하고자 진지한 탐구와 고민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작가 변순철과의 협업은 필연적이었다. 그는 이미 '짝, 패', '전국노래자랑' 그리고 최근 '마지막 소원' 등 일련의 포트레이트 작품을 통해 인간의 근원과 뿌리는 물론 한국적 DNA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해 왔다. 한국인에게 역사와 전통의 기업, 강인한 색의 언어로 인식되어온 노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가는 전국에 뻗어 있는 7개의 페인트 공장을 수십 번 오가며 색이 주는 직관된 심리를 시각화했다. 색이란 일차원적인 시각적 감동 이외에도 우리에게 심리적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는 페인트 제조 공정에 주목하여 원액과 다양한 원료가 만나 색을 만들어내는 과정, 색과 색이 만나 무한대의 또 다른 색이 창조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했다. 특히 거대한 원심기 안에서 액체가 재빠르게 섞일 때의 단 몇 분을 위해 미리 조명을 세팅하고 카메라를 든 채 기다리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처럼 아름다운 사진이란 결국 행운과 순발력, 반복된 발걸음이 만들어낸 찰나다. 지루한 노동을 통해 이뤄낸 시각적 리얼리즘의 재현 방식, 즉 사진의 오리지널리티에 집착한 작가는 때때로 물성(物性)이 주는 에로티시즘적 이미지(더욱이 작가는 한국인들의 색에 대한 보편적 시각에 입각하여 색이 지닌 고유의 색에서 최대로 하이퍼된 느낌을 선사한다)를, 때로는 초현실적 갤럭시(Galaxy)를 창조해낸다.

흥미로운 발견은 또 있다. 숱한 버튼과 자동화 기술로 페인트를 생산하지만 결국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색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의 손인 것처럼 사진 역시 그렇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직관과 동시대적인 감각, 밀도 있게 표현하기 위한 과정 등을 떠올려 보자.

더불어 작가는 공장의 경관에도 주목했다. 작가의 어린 시절과 중첩되어 있는 30~40년 된 공간과 환경을 다큐멘터리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 의도적으로 매스하게 표현했다. 페인트의 길인 셀 수 없는 복잡한 파이프,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는 페인트의 생산지이자 국내 산업 발전의 기틀을 이룬 공간을 파사드에 집중하여 모던하면서 동시대적으로 해석했다. 결국 외관으로 나타나는 모양인 형(形)에서 출발했으나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특징을 이루는 유형이나 형태인 형(型)으로 완성한 것이다.

요즈음 무수히 많은 기업이 예술 작가와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전시회 'NOROO –色을 지배하다'는 단순히 트렌드의 물결에 휩쓸리는 전시가 아닌, 기업과 작가의 오랜 성찰의 결과물이다. 기업과 예술가 모두에게 이 사진들은 또 다른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굉장히 고무적이다. 대중 역시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색에 대한 새롭고 유니크한 시선을 경험하고, 놀라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길 바라본다.


(k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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