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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예술이란 경험돼야 하는 것…만지고 느껴보세요"

2015.09.0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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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제갤러리는 스위스 출신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을 개막했다. 2015-09-01

뉴욕에서 온 설치작가 우고 론디노네
국제갤러리서 3m높이 5개 석상 선봬.

우와~.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서있는 거대한 돌 조각상들이 떡 버티고 있다. 가까이 다가서면 더욱 작아지는 느낌이다.

가늠할수 없는 무게감, 압도감에 눌려있다가 번뜩 생각이 스친다. 이걸 어떻게 옮겼을까?

국제갤러리에서 1일 개막한 스위스 설치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51)의 개인전은 조각전시에 새로운 경지를 느끼게 한다.

형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치 사람같아 보이는 석상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을 떠올리게 한다.

"만져 보세요. 그리고 느껴 보세요"

국제갤러리에서 5개로 이루어진 거대한 청석 조각 연작을 선보이는 우고 론디노네. 2015-09-01

전시장에선 보통 나올 수 없는 말이 큐레이터를 통해 나왔다. 돌들을 반듯하게 잘라 이어맞췄지만 안에 심지를 세워 고정했기때문에 흔들리거나 떨어질 위험이 없다는 것.

석상은 보기엔 그로테스크하거나 판타지한 모습을 보이지만 우둘투둘한 표면을 만지면 웬지 느낌이 있다.

1일 오전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전시장에 등장한 작가 우고 론디노네는 검고 깊은 눈을 반짝였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작업 중인 그는 탁월한 감각적 미학과 동시에 철학적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2007)에서 우르스 피셔(Urs Fischer)와 함께 스위스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됐다. 파리 퐁피두센터, 시드니 현대미술관, 런던 와이트채플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연데 이어 지난해는 상해 록번드 미술관에서 총천연색 벽화와 어릿광대들에 관한 전시를 열며 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했다.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보스톤 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 달라스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들에 소장돼 있다.

뉴욕에서 5개의 석상을 쪼개 배에 싣고 온 그는 "이 거대 조각들은 뉴욕에서 가장 흔한 청석을 최소한의 가공을 통해 쌓았다"고 말했다.

높이 3m짜리 작품당 무게만 2.5t. 5개의 석상이니 10t이 넘는 무게로 버티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지하공간 위에 있는 전시장은 최대 15t을 감당할수 있는데, 아슬아슬하다고 할 정도로 위압감이 느껴진다.

뉴욕 록펠러재단에 의뢰를 받아 청석 조각상을 2년 전부터 제작했다는 론디고네는 "청석은 거칠지만 놀라울 만큼 감동적인 인간의 형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13년 록펠러센터앞에서 전시장면.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2015-09-01

그는 89개 조각의 연작 중 '인간 조형시리즈 4번째' 전시라며 "관람객들의 다양한 해석과 열린 결말을 위해 작업은 최소한의 수동성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작가가 능동적으로 작업을 하면 형태에 특정 이미지가 부여돼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제목은 '감정'이다.

전시장이 갑갑할 것만 같은 석상들은 아직은 얌전하고 조용해보인다. 팔이 없는 것 같은 작품은 앞과 뒤도 같고, 촌스러운듯,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관객들을 만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참견쟁이, 호기심쟁이, 관찰자, 변태, 순종자라는 이름이 달려있다.

인간은 죽어도 돌은 남아있는 자연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작품은 흐르는 시간을 집약했다.

만져볼 수도 두드려 볼 수도 있는 작품, 작가의 말은 철학적이면서도 쉽게 와닿는다.

"그 순간에 작품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 제 작품과 함께한 그 시간만큼은 예술과 본인에 대한 성찰이 가능했던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예술이란 경험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전시는 10월11일까지. 02-735-844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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