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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유령의 발자국을 보다

2015.06.16

[아트1]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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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판이 동틀 녘까지 그들을 지체시킨다. 두 색이 증오하는 냉혹한 영역에, 2012-2013, North Korean hand embroidery, silk threads on cotton, middle man, anxiety, censorship, wooden frame, approx. 1800hrs/2persons, 189(h) x 189 cm,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2관과 3관에서는 지난 6월 4일부터 오는 7월 5일까지 함경아의 국제갤러리 첫 개인전인 ‘유령 발자국 Phantom Footsteps’ 展을 진행하고 있다.

문자서비스 시리즈 / 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01, 2012 -2013, North Korean hand embroidery, silk threads on cotton, middle man, anxiety, censorship, wooden frame, approx. 1600hrs/4persons, 188(h) x 183 cm,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함경아는 그동안 사회 속에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들을 개인적 삶의 실천적 문제로서 다루어왔다.
이번 전시는 2관 및 3관에 걸쳐 대규모로 신작 자수회화 시리즈를 선보이는데, 2관(K2)에서 전시되는 추상적인 이미지들은 해체된 형상과 군사적 위장술을 연상시키는 위장된 은유적 단어, 그리고 대중가요 가사들이 혼합된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이 작품들 속의 이미지들은 은연중에 지배권력에 대한 모종의 비평적 암시들을 내포하고 있는데, 디지털 픽셀을 강조하거나 포토샵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와해시키고 재구성함으로써 작가는 사회 구조 속에 반영된 개인의 기억들 및 감정의 편린들의 비가시적 측면들을 시각화하고 있다.
3관(K3)에서는 총 5개의 대규모 샹들리에 이미지의 자수 회화 연작 ‘당신이 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섯 개의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가 설치된다. 이 화려한 샹들리에는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열강들의 문화적 영향력과 그들의 사회적 공간을 연상시킨다.

Installation View_K3, 사진: Keith Park

흥미로운 것은 작업 과정인데, 작가가 전쟁에 관한 역사적이며 동시대적인 이미지들 및 출판물들과 인터넷 등지에서 수집한 자료들의 콜라주를 제작한 뒤, 이를 북한으로 전달하여 북한 공예가들이 직접 손자수로 제작했다. 이 작품들은 제작을 하는 북한주민들과의 대안적인 소통을 이루어내었으며, 이를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산출하는 욕망을 둘러싼 직간접적인 관계들을 제작과정에 투영해내었다.
때문에 자수 회화는, 주제에 있어 형태와 내용 사이에 명백한 괴리가 존재할 뿐 아니라 여기에 덧붙여 복잡다단한 작품 제작의 과정이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동시대미술로서의 실험적 성격을 띄고, 동시에 미학적이고 감각적인 회화로서의 의미를 지니는 미묘한 형태로 보여진다.
즉, 관객은 바람에 흔들리거나 바닥에 추락한 샹들리에 등이 이념과 담론의 불완전성 혹은 추락이나 붕괴를 은유함을 깨달으며, 이번 전시 제목인 ‘유령의 발자국’처럼 실체가 아닌 것들이 실체를 만들어내는 역설적인 현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함경아, 사진: Keith Park

함경아는 서울대학교에서 회화과 졸업 이후 뉴욕 SVA에서 석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1999년 서울 갤러리 루프에서의 ‘풍경이 있는 방’, 2008년 서울 쌈지 스페이스에서의 ‘어떤 게임’, 2009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의 ‘욕망과 마취’ 등이 있다.
기타 주요 그룹 전은 비엔나의 빈 루드비히 현대미술재단 (2010),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2013, 독일 본의 쿤스트뮤제움 본, 그리고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2014)를 들 수 있다. 또한 작가는 2012년 제 9회 광저우 트리엔날레와 제 7회 리버풀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제공ㅣ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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