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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한층 더 가까워진 미술"…깊이·다양성 다 잡은 '아트부산 2018'

2018.04.23

[머니투데이] 배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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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아트부산 2018'이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BEXCO) 전경. 야외 광장에는 박은선 조각가의 대형 대리석 조각 8점이 전시돼 있다./사진=배영윤 기자

15개국 161개 갤러리 4000여점 작품 보러 '인산인해'…박은선·오마키 신지 등 특별전 '관심'

"작품 감상이 편하도록 짜임새있는 구성이 돋보이고, 올해는 특히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국제 아트페어로의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미술을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다."

지난 2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막을 올린 '아트부산 2018'에 참석한 갤러리들, 관람객들의 공통된 평가다. 단순히 미술 작품을 사고 파는 '마켓' 개념을 넘어 다양한 작품과 볼거리로 가득 채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아트부산 2018'에는 전세계 15개국 161개 갤러리에서 4000여점 작품을 선보였다.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PKM 갤러리, 조현화랑, 아라리오갤러리, 가나아트, 리안갤러리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내 대표 갤러리들이 대거 참가했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에 4개 화랑을 운영하는 펄램 갤러리와 일본 도쿄의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 등 국제적 명성의 갤러리들이 올해도 변함없이 아트부산을 찾았다. 중국의 탕 컨템포퍼리 아트와 플랫폼 차이나 컨템포러리 아트 인스티튜트, 필리핀의 더 드로잉 룸 등 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하는 아시아 대표급 갤러리들이 올해 처음 아트부산을 찾아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21일 오후 '아트부산 2018' 행사장 내부 전경. 컬렉터부터 가족, 연인 등 다양한 관람객들로 저녁까지 북적였다./사진=배영윤 기자

'아트부산 2018' 현장을 찾은 지난 21일, 전시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 전부터 전시장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컬렉터들을 비롯해 주말을 맞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커플 등 다양한 관람객들로 폐장 시간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조현화랑 부스 전면에 전시된 김종학 작가의 거대한 꽃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워낙 작품 규모가 큰 데다 화려한 색채가 시선을 사로잡아 '포토존'으로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현화랑은 오랜만에 한국에 개인전을 여는 프랑스 신구상주의 대표 작가 필립 꼬네와 '숯 작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 작품이 관람객을 맞았다.

국제갤러리는 줄리안 오피, 아니쉬 카푸어, 우고 론디노네, 장-미셸 오토니엘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골고루 선보였다. PKM 갤러리가 선보인 윤형근, 전광영 작가의 작품과 올라퍼 엘리아슨의 설치 작품 등이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이화익갤러리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 작품과 최영걸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앞에서는 여러 관람객들이 한동안 발길을 뜨지 못했다.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 등 우리나라 미술계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키워낸 갤러리현대는 이우환, 정상화 등 작품을 비롯해 이반 나바로, 빔 델보예 등 설치 작품도 전시했다.

백아트는 말레이시아 국민화가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의 최신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의미를 더했다. 특히 최근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성평등 문제에서 착안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밖에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강자 화백 작품, 리안 갤러리가 선보인 이건용, 남춘모 작가 작품들도 이목을 끌었다. 아트웍스파리서울 갤러리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존원, 허경애 등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했다.

3회째 아트부산에 참가한다는 한 갤러리 대표는 "매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데 올해는 특히 짜임새 있는 부스 구성으로 관람하기 편하고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점이 좋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지역색이 다소 강하지만 해외 컬렉터들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아트부산 2018' 특별전에 소개된 일본의 신지 오마키 작가 작품(왼쪽)과 박은선 조각가의 작품(오른쪽)/사진=배영윤 기자

올해 아트부산은 작품을 사지 않아도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많았다. 특히 양민하(한국), 이경호(한국), 레이븐 콱(중국), 신지 오마키(일본) 등 한·중·일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구성한 특별전 '불확실한 존재'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의 야외 조각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신지 오마키의 2016년 작품 '그래비티 앤 그레이스'는 대규모 특별 공간에 전시됐다. 어두운 공간에 놓인 거대한 항아리 모양의 철제 구조물, 그 안에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 LED 조명 장치가 상하로 움직이는 작품이다. 항아리에는 사람, 동물, 꽃 등 형상을 새겨 인간사 삼라만상을, 조명 장치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을 표현했다. 조명의 위치에 따라 움직이는 그림자를 통해 태양이 뜨고 짐에 따라 인간의 모든 역사가 항아리 안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밖으로 퍼지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몽환적인 음악과 조화를 이뤄 메시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됐고 많은 이들이 전시장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깊이 있게 감상했다.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 작가는 벡스코 야외 광장에 대형 대리석 조각 8점을 전시, 아트부산을 찾는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동양적 추상조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박 작가의 작품은 거칠게 파괴된 돌과 정교하게 표면 처리된 돌 사이의 긴장, 그 안에 인간의 본질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자연과 인위적인 것의 공존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아트 악센트'는 올해 'Zero'라는 주제로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못한 존재를 표현한 7인의 작가 작품들을 선보였다. VIP컬렉터와 일반관람객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 '컨버세이션스'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 패션과 미술, 한국의 자화상 읽기 등 다양한 강의를 경청했다.

지난 21일 오후 전시장 내 컨버세이션스 라운지에서 진행된 이광표 동아일보 기자의 '한국의 자화상 읽기' 강연에 참석한 관람객들 모습/사진=배영윤 기자

아이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이모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주말을 맞아 아트부산을 찾았다"며 "개인적으로도 미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터라 최신 동향은 물론 미술 컬렉션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라고 전했다.

한 갤러리 대표는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작품을 사 모으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며 "젊은 컬렉터들이 젊은 갤러리에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어 미술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갤러리에서 유명 작가 작품을 사는 것도 좋지만 각자 개성에 따라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어가는 것도 작가와 작품의 매력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아트부산'은 2012년 처음 시작한 국내 아트페어로 지난해 매출 약 150억원(추정치) 규모로 성장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페어 평가에서 한국화랑협회가 운영하는 KIAF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올해 아트부산은 22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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