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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수십만원도 OK' 미술품 경매 찾는 직장인·2030

2017.06.12

[머니투데이] 박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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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 직장인을 위한 '나이트아웃 프로그램'에서 손이천 경매사가 옥션 입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다해 기자

케이옥션 '나이트 아웃'·서울옥션 '마이 퍼스트 컬렉션' 등 입문자 위한 프로그램 마련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한 방송인 마크 테토는 한국의 전통 도자기를 수집하는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SNS에는 조선 백자, 신라시대 토기부터 삼국시대 수막새(기와의 한 종류)까지 그가 수집한 고미술품 사진으로 가득하다. 그의 '도자기 사랑'은 "미술품 수집은 일부 자산가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을 깨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압구정동 케이옥션 전시장, 막 퇴근하고 이곳을 찾은 30대 직장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케이옥션이 마련한 '옥션 입문 강의'를 듣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이들이다. 강의가 끝난 뒤엔 6월 경매 야간 프리뷰(경매에 출품된 작품을 미리 감상하는 것)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강의를 진행한 손이천 케이옥션 경매사는 "최근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미술품 경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처음 '나이트 아웃'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미술품 경매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나 사모님들의 소장품' 정도로 인식됐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투자 가치도 높아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도 주목 받고 있는 것. 서울옥션 역시 지난달 23~25일 국내외 미술시장 분석과 미술품 투자 입문 강의를 함께 제공하는 '서울옥션 문화예찬 아카데미'를 열었다.

서울옥션은 지난달 23~25일 올해 국내외 미술시장 분석, 미술품 투자 입문 강의를 함께 제공하는 '서울옥션 문화예찬 아카데미'를 열었다. 사진은 서울옥션 실제 경매 모습 /사진제공=서울옥션

손지성 서울옥션 홍보팀장은 "실제로 경매장에서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젊은 직장인들이 눈에 띈다. 특히 '고미술' 분야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억'소리나는 가격대의 근현대 작품보다 적게는 수십, 수백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고미술품이나 조각품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서울옥션은 옥션 입문자를 위한 '마이 퍼스트 컬렉션'(My First Collection) 경매를 매년 진행하기도 한다. 손 팀장은 "MFC 경매에선 50만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연령대가 낮은 초보 컬렉터들의 참여가 늘어났다"며 "새로운 컬렉터들이 유입되면 미술 시장이 활력을 띄고 저평가된 작가나 작품이 주목받는 계기가 돼 긍정적"이라고 했다.

손이천 케이옥션 경매사는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된 점도 젊은 컬렉터들이 늘어난 이유로 꼽는다. 손 경매사는 "온라인 경매는 조금 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365일 '프리뷰'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며 "매년 온라인 경매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60번 이상 개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옥션 온라인경매 홈페이지. 수십만원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사진=케이옥션 홈페이지

이날 케이옥션 전시장을 찾은 30대 중반 직장인 김모씨는 "미학적인 요소도 충족하면서 자산 투자도 할 수도 있어 1년 전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며 "보통 일부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뷰 프로그램은 대개 오전에 진행되는데 (케이옥션 측에서) 야간 프로그램을 마련해 좋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재직 중인 그는 꾸준히 미술관과 갤러리 등을 방문하며 '안목'을 기르는 중이다. 그는 "최대 수천만원까지도 직접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20대 후반의 대학원생 변모씨는 "(이번 '나이트아웃' 프로그램은) 저녁에 열리는 데다 경매사 분들을 직접 보고 질문하는 기회도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아직 경매에 참여할 여력은 안되지만 관심이 높다. 주변 친구들 역시 꼭 대규모 옥션 뿐만 아니라 '아트페어' 등에 가서 수십만원대 소품(小品) 들을 구입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입문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손이천 케이옥션 경매사는 "낙찰 수수료가 있다는 점을 잊지말라"고 강조했다. 현재 낙찰 수수료는 16.5%다. 그는 "만약 미술품 경매에 1000만원을 투자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수수료를 감안해 낙찰가가 800만원대여야 한다"고 했다. 또 "온라인 경매에서 신규 고객이 늘어나다 보니 낙찰을 받은 뒤에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분도 계신다"며 "응찰 여부를 세번이나 확인하기 때문에 취소가 어렵다는 점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미술품 경매에 정답은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 무엇보다 많이 보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경매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길이다. 손지성 서울옥션 팀장은 "제일 중요한 건 경험"이라며 "100만원이든 300만원이든 일단 사 보면 이후 더 큰 대작 구매로 이어질 수 있고 투자가치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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