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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명작' 빵처럼 사고 빌리고…문턱 낮아지니 미술이 거실로

2015.09.10

[머니투데이]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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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에서 운영하는 '프린트 베이커리' 관련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어포더블 아트페어' 등 일반인도 손쉽게 미술품 구매 가능해져.

#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싸라기 땅에 빵집이 하나 들어섰다. 간판에 내걸린 이름은 ‘프린트 베이커리’. ‘구워’ 파는 빵은 ‘그림’이다. 판매 중인 그림은 김창열·김환기 화백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 가격표는 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 곳은 서울옥션이 지난 8월 문을 연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그림 판매점이다. 아침 산책길에 빵집에 가서 따끈따끈한 빵을 사 오듯, 그림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에서 만든 공간이다.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디지털프린트 방식으로 딱 99점씩만 제작해 한정 판매한다.

2012년 11월 시작한 이 사업은 서울옥션이 놀랄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적은 매 분기 10%씩 올랐고 지난해 15억 매출에 이어 올해는 30억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그간 백화점이나 호텔에 입점해 판매하던 전략에서 한발 나가 프린트 베이커리처럼 직영점을 만든 이유다. 서울옥션은 직영점을 계속 늘려 나가고, 해외에서도 시작할 계획이다.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술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프린트 작품을 비롯해 큰돈을 들이지 않고 미술 작품을 소장할 방법이 늘고 있는 것. 최소 1000만원은 돼야 구매할 수 있는 미술 작품의 가격도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서울옥션처럼 작품을 사진으로 찍은 후 인쇄하는 ‘프린트’식 작품을 넘어 원화 자체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장도 열린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어포더블 아트페어’에 나오는 작품들은 50만원부터 시작해 최고 500만원을 넘지 않는다.

2015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포스터. /사진제공=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이 박람회는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중저가 아트페어로 올해 처음 국내에서 열린다. 작은 유화 작품부터 시작해 사진이나 판화 등 주로 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주최 측은 “중저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최근 추이로 미루어 방문객 3만 명, 매출액 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그 자리에서 작품을 골라 쇼핑백에 포장해 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월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작품을 임대(렌탈)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생겼다. ‘아트1’은 수백 만원에 달하는 미술 작품들을 월 단위로 임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품을 구매한 뒤에 옥션에 위탁해 판매해야만 했던 기존의 번거로운 소장 방식보다 훨씬 간편하다.

고가 전략 일색이던 미술 시장에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분 이유는 뭘까.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술 시장이 완전히 침체하면서 소자본이 미술 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술 시장에 관심과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일반인들의 미술품 소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미술 시장 확대의 저변에는 무엇보다 미술품이 금융상품을 대체할 훌륭한 수단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100만원을 가지고 저축을 하느니 미적인 욕구도 채우고 장기적으로 투자도 가능한 미술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수 강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겸 미술시장연구소장은 “미술 시장의 저변 확대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고가 작품 중심으로 정보가 제공돼 미술을 투자의 개념으로만 봤던 사람들이 이제는 소비의 개념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미술 교육이 보편화 되면서 이전 세대와 달리 지금의 세대는 미술 작품을 접하는 것이 익숙해졌다”며 “시장의 변화와 교육 환경의 변화도 중저가 미술 시장이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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