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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아트1 아티스타-39] 3D디지털로 그리는 순수회화...송유건 작가

2018.08.1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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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송유건, WHITE EMPTINESS.vanilla cake, 2016, Pigment print, 84x60cm, Ed.1 of 3.

“작업 방식은 디지털로 하는 조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오브제를 디지털 3차원에서 깎고 붙이듯 작업해서 입체화 하고 최종 결과물을 평면으로 뽑아냅니다. "

송유건(41)작가는 3D 디지털을 이용한 순수회화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툴에서 작업하는 2D디지털아트나 사진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입체감이 제 작업의 특징"이라며 "초창기엔 수작업이나 2D디지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오랜 기간 연구 끝에 얻은 결론이 지금의 3D디지털아트로 진화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송유건, PORTRAIT OF INNER EGO, 2016, Pigment print, 84x60cm, Ed. 2 of 3.

그의 작품을 처음 보면, 게임 속 한 장면을 멈춰보고 있거나 애니메이션 영화의 홍보용 스틸컷으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레고 캐릭터가 등장하는가 하면, 유명 명화를 오마쥬한 위트 있는 작품도 있어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디지털 프로그램을 이용해 하나하나 개체를 그려내고 다시 조합해, 가상의 공간과 주제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을 알아차리는 그리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3D디지털아트로 순수회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매우 드뭅니다. 그래서인지 전시를 하다 보면 몇몇 분들이 낯선 작품 기법에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특히 공모전에선 심사위원 간에 의견이 극명히 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꾸준하게 작품을 만들고 표현 매체도 다양화해서 작업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언젠간 지금의 3D디지털아트의 방식이 순수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송유건 작가의 다소 색다른 표현방식과 기법에 대해 논하다 보면, 어느새 그가 그려낸 공간과 등장인물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그의 메시지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서울=뉴시스】 송유건, INVADER.chocolate, 2017, Pigment print, 84x60cm, Ed. 1 of 3.

“사실 세월호 침몰이 있은 후, 그림으로나마 제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뜻이 맞는 예술단체에 들어가 세월호 관련 퍼포먼스, 전시, 분향소 설치 등의 작업을 도왔고, 그러다보니 유족은 물론 함께 참여한 여러 예술가와 자원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은, 사람이 입게 되는 가장 큰 상처는 다름 아닌 ‘사람’에게 받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단 이런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저마다의 가슴 속에 가장 큰 상처를 찾아보면 그 원인이 바로 사람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안타까운 마음의 표정이 오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간 송유건 작가는 결국 자신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기술적 새로움이나 장르적 도전이 아닌,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진 질문과 그로 인한 성찰의 과정임을 강조했다.

“저는 그 덮어버리고 지워버리고 싶은 비난과 상처의 과정을 힘겹지만 굳이 끄집어내서 질문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겐 자신을 포함한 누구의 모습이 떠오르는가? 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는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 라는 성찰을 말이죠.”

어쩌면 그는 이렇게 복잡미묘한 사고의 과정과 질문의 표현방식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실재와 닮은 허구를 그려내 보이는 수 밖엔 없었을 지 모른다. 그 지난한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배우고 익혀 결국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내고서야 결국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서울=뉴시스】 송유건, PERSONA, 2014, Pigment print, 84x60cm, Ed. 1 of 3.

한편, 아트1닷컴에서 개최한 온라인 작가발굴 프로그램인 ‘2018 아티커버리’에서 최종 후보에 까지 오르게 한 레고 시리즈 ‘페르소나(PERSONA)’ 작품에 대해 질문했다. 온라인 유저들에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 중 하나여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자신의 캐릭터를 상황에 맞춰 바꾸는 것이 실제 레고 피규어의 머리를 갈아 끼우는 것만큼 이나 쉽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우리의 모습과 잘 맞아 떨어져서 레고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동시에, 내면의 초상 (PORTRAIT OF INNER EGO)에서는 깨진 얼굴 속에 또 다른 얼굴 조각이 있고, 그 안에 가면 그리고 그 뒤 그림자 속에 또 다른 얼굴이 숨어서 쳐다보는 얼핏 보면 무서운 느낌을 주는 작품이 있는데요. 이 두 작품은 직설에 가까운 비유적 표현으로 관객들이 저의 메시지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결국 자신의 경험으로 재해석 해볼 수 있게끔 의도한 작품입니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작가와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사회적 이슈를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이 아닌, 3D디지털아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송유건 작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조바심 내지 않고 한 점 한 점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 아트1 전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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