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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대표가 총괄큐레이터까지…광주비엔날레 '운영 개악' 논란

2017.09.13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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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 겸 총괄 큐레이터. 2016.10.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선정 신임 대표가 총괄큐레이터까지 맡아
"예산 운영·집행권 독식…견제기능 상실 우려"

내년 9월 개최되는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지난 7월 선임된 광주비엔날레재단 김선정 대표가 총괄 큐레이터까지 역임한다는 기본 윤곽이 발표되면서 재단의 운영 및 기획제도가 '개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미술계에서 나오고 있다.

정관 개정으로 기존 이사장 역할을 겸임하며 재단의 살림 및 운영을 책임지게 된 김선정 대표가 권한이 강화된 상황에서 총괄 큐레이터 역할까지 모두 맡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종전의 단일감독체제 대신 총괄 큐레이터를 두고 그 아래 다수의 큐레이터들을 두는 방식의 구상안을 최근 발표했다.

재단 측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대표이사 공석이 6개월간 이어지면서 예술총감독 선정이 늦어져 전시 진행의 효율성과 일정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간 재단은 2015년 12월 전윤철 전 이사장에 이어 올해 1월 박양우 전 대표가 잇달아 사퇴하면서 수장 자리가 수개월간 공석이었다.

재단은 앞서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대표이사' 권한 재조정에 대한 정관을 변경했다. 이사장은 비상근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고 의장직만 수행하는 한편, 대표이사가 재단을 대표하며 업무를 총괄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대표이사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업무를 하는 대표이사가 비상근 이사장보다 권한이 없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기존 정관에는 이사장이 재단을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대표이사는 이사장의 업무를 보좌하고 유고나 궐위 때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었다.

정관 변경 이후 재단 대표이사에게 기존 이사장의 역할까지 더해져 더욱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 상황에서 전시 기획을 이끌 총괄 큐레이터까지 맡게 되면 100억원 가까운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미술전이 아무런 견제 없이 사실상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재단에 따르면 내년 광주비엔날레는 93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술평론가 임우근준 씨는 "재단을 운영·관리하는 대표이사가 총괄 큐레이터까지 겸임한다는 건 전세계 미술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견제도 받지 않고 예산권, 인사권, 기획권을 모두 쥔다는 건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도 공동 예술감독 방식으로 광주비엔날레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기획자가 여러 명인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을 뿐더러, 국내외 미술계 막강한 인맥을 자랑하는 스타 큐레이터인 김선정씨가 '총괄 큐레이터'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예술총감독을 맡는 상황에서 그 아래 다수의 공동 큐레이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더욱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광주의 장소성과 역사성 위에서 만들어진 광주비엔날레가 한 개인의 행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이러한 운영 제도가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게 더욱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재벌가 출신인 김선정 대표의 인맥과 자금동원력이 재단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선정 대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딸이자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한 중견작가는 "대표가 총괄큐레이터를 맡는 게 비상식적인 일이지만 미술계에서 파워를 가진 기획자에 대해 작가들이 나서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김 대표의 힘이 광주시나 재단 이사회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선정 대표 및 총괄 큐레이터는 재벌가 출신이면서 국내외 미술계 막강한 네트워크를 가진 '파워맨'으로 꼽힌다. 2014년 글로벌 미술매체 아트리뷰가 선정한 '파워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 공동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1993년부터 아트선재 부관장 겸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 훈장인 ‘슈발리에장’을 받았다. 2004년 말 센터를 떠나 미술기획사 '사무소'(SAMUSO)를 차려 독립 큐레이터로 일하다가 지난해 어머니인 정희자 여사로부터 아트선재센터 관장직을 물려받았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 2012년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201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 및 총괄 큐레이터가 내세운 2018년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어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의 민족주의에 대한 저서인 '상상의 공동체'에서 차용한 것으로, 다수의 큐레이터가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심리, 감정, 세대 간의 경계와 경계 없음, 경계 안, 경계 사이 등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망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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