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엠(Gallery EM)은 12 월 7 일부터 2018 년 1 월 13 일까지 지니 리의 개인전 를 개 최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엠에서 열리는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2015 년 열렸던 개인전 이후 2 년 만에 갤러리 엠에서 여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리즈인 ‘봉투를 뒤집어 쓴 사람들 시리즈 Paper Bag Men Series’와 ‘몬스터 시리즈 Monster Series’를 포함한 페인팅 10 여점과 드로잉 30 점, 레터링 작업 8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지니 리는 그 어 느때보다 혼란스럽고 다사다난한 이 시대 속 ‘삶’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행복한 감정이나 괴로운 감정처럼 누구나 한번은 겪어 보았을 ‘공허함’이라는 감정에 대해 집중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어감으로 느껴지는 공허한 감정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느끼는 가장 흔한 감정 중에 하 나라는 것을 작가의 특유의 감성과 표현방식으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신작 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작업 초반에 주로 했던 흑백작업의 방식을 다시 사용∙발전시켜,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고자 하는 시도 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회색 빛 현대사회의 모습을 표현하는데도 적합한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지니 리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는 그대로다.
에서는 인물들이 종이봉투를 쓴 채로 감상자 를 맞이한다. 종이 봉투를 뒤집어 쓴 것은 쓸쓸하고 고독한 현대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한 채 군중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외적인 모습을 가려버린 내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싶은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에서는 작가가 만들어낸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험악 해 보이는 이빨과 공룡의 콧구멍, 사람과 같은 눈, 그리고 인형 몸을 조합한 몬스터는 얼핏 보면 악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악어를 그린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외형만을 보고 무심코 갖는 편견에 대한 지니 리의 재치 있는 역설이다. 이 시리즈의 작업을 통해 작가는 편견이 또다른 편견을 낳는 현대사 회의 모습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잠시나마 멈출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이렇게 지니 리는 여러 방식으로 ‘공허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감상자에게 긍정의 사인을 보낸다. 나 같은 작품 속 봉투를 써 표정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나, 의 다소 험악해 보이는 몬스터일지라도 그들의 다이아몬드 눈은 여전히 빛난다. 이것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응원의 메시지이자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이밖에도 여러 작업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 계(Connection)에 대해서 언급하며, 공허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함께 동행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그동안 지니 리는 사랑, 우정 등과 같은 친숙한 소재로 관객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전 시에서는 거기서 더 나아가 혼란스럽고 쓸쓸한 도시 안에서 공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작가의 작업을 통해 차가운 이 계절에 잠시나마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지니 리(b. 1973)는 보스턴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일러스트로 학위를 받았다. 개인전으로는 갤러리 엠 (2017, 2015, 2013, 2010, 2008), 유중갤러리(2016), 롯데갤러리(2011), 서미앤투스(2007) 등이 있으며, 그 룹전으로는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열린 , KT&G 상상마당 , 대전 롯데갤러리 등이 있다. 또한, 유니클로 한국아티스트 UT 프로젝트, 크라제 버거, 비엔 웍스,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 광고, 오휘 아름다운 얼굴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