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갤러리에서는 2018년 10월 2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문평 개인전 「NowHere, NoWhere_지금 여기, 어디에도 없는」을 개최한다. 작가는 낡은 벽의 겉모습을 소재로 작업한다. 시간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흙 벽으로 쌓아 올리며,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보다 거대한 시간을 흙벽이라는 형식 속에 표현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파묻히는 과정을 반복하고 반복하며, 보다 깊고 넓은 눈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벽은 이야기의 역사다. 각기 애쓰고 사라져 간 이야기들의 퇴적과 풍화를 응시한다. 우리는 각자 애쓰며 살아가지만 결국 어떤 일이 발생하면 또 덮여 가고, 그 토대 위에 또 다음 세대가 살아간다. 문평은 작업을 통해 이루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압축적으로 느끼며 한층 한층 흙 벽을 쌓아 올린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파묻히는 과정을 반복하고 반복하며 더 깊고 넓은 눈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결국 우리는 운명의 불길을 꼼짝없이 통과할 수밖에 없음에도 이후에 살아남을 것들을 위해, 기억하기 위해, 작은 자취를 남기며 매 순간 주어진 힘을 그러모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상기한다.”
불교에서 인간세상을 “진세간(尘世间)의 먼지처럼 잠깐 존재하는 세상”이라고 하여, 진(尘)의 중국 병음 표기법인 Chén을 제목으로 차용하였다. 작가는 얇은 흙 판을 한 층 한 층 크랙이 생기게 겹쳐 올린 뒤 표면을 유리로 코팅하여 흙이 지닌 메마른 질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다. 물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기 위해 한 층씩 쌓아 올리는 동안 작가는 한 층씩 행복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위해 매 순간 애쓰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며, 타이틀처럼 작가만이 낼 수 있는 다양한 색감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