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 )
성낙희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활용한 감각적인 공간 조형을 보여준다. 점, 선, 면 같은 기본적인 조형 요소들은 작가의 심리 상태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형되어 세포 분열하듯 화면 위에서 융합과 증식을 반복한다. 작가가 축조해 놓은 특정한 심리 체계에 따라 분류된 이 유기체적인 색형들은 서로 연결되거나 해체되며 스스로 조화와 균형에 도달할 때까지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진화해간다. 이 끝없는 진화와 확장의 과정은 전적으로 작가의 직관과 감수성에 의존한다. 작가는 자신의 즉흥적인 감흥에 따라 하나의 형상 위에 또 하나의 형상을, 하나의 색상 위에 또 하나의 색상을 쌓아 올린다. 각기 다른 레이어들이 겹쳐져 서로 조화를 이루는 최종 결과물은 다양한 사운드로 구성된 팝음악을 연상시킨다. 음악의 멜로디와 비트를 따라가듯 그녀의 작업은 화면 위에 펼쳐진 공간의 율동적인 흐름 속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런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한 성낙희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아트선재센터 전시를 비롯해 총 12회의 개인전을 통해 순수한 추상 조형에 정착한 회화 작업을 선보여왔다. 두산 갤러리, 상하이 비즈 아트센터, 프랑스 생테티엔 미술관 등 국내외 다수 유수 미술기관의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2005년에는 제 51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삼성, 모리 빌딩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들과 커미션 작업을 진행했으며, 주요 소장처로는 서울 시립미술관, 리움, 아라리오 미술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