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 )
구보타 히로지는 1939년 도쿄에서 태어나 1962년도에 도쿄 와세다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청년 시절부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일본 전역을 가능한 한 많이 여행하려 애썼다. 여행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세상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 운동에 참가하면서 유명 사진가 하마야 히로시(1915~1999)의 취재 활동을 보조했다. 이 일이 구보타 히로지가 사진에 보다 진지한 접근을 시도하게 된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하마야 히로시는 구보타 히로지의 사진에 대한 재능뿐만 아니라 언어적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당시 일본에서 그의 출중한 영어 실력은 범상치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마야 히로시는 1961년에 일본을 방문한 해외 매그넘 사진작가들에게 구보타 히로지를 소개했다. 이 만남을 통해 사진의 세계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삶의 방식에 매료된 구보타 히로지는 정치학도의 꿈을 버리고 미국으로 사진 유학을 떠나게 된다. 유학 기간 동안 시카고에서 음식 배달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면서도 사진 작업을 꾸준히 했다.
대학 졸업 3년 후인 1965년도에 매그넘 사진작가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영국 신문 ‘선데이 타임스’에서 이스트 햄튼에 있는 잭슨 폴록 묘소를 취재하는 업무를 맡은 것이다. 1968년에 일본으로 귀향했고 1970년에는 제1회 ‘고단샤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일본 사진작가협회의 ‘넨도 쇼 상’(1982), 마이니치 신문의 ‘마이니치 예술상’(1983) 등을 받기도 했다. 런던 바비칸 센터, 뉴욕 국제 사진센터, 도쿄후지미술관, 도쿄도 사진미술관 등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기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