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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호노카아 보이-SO.S - 이희현展

2018.08.14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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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카아 보이-SO.S (Sarubia Outreach & Support)

이희현展 / LEEHEEHYUN / 李羲賢 / painting

2018_0808 ▶︎ 2018_0828 / 월요일 휴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PROJECT SPACE SARUBI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6길 4(창성동 158-2번지) B1

Tel. +82.(0)2.733.0440l

sarubia.org

www.facebook.com/sarubiadabang

twitter.com/sarubiadabang

www.instagram.com/sarubia_official

 

 

 

이희현의 회화 ● 이희현은 과일, 꽃, 나무, 인물 등 일상적인 것 혹은 오래되고 흔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작업으로 이어나간다. 그러나 소재의 익숙함과는 다르게 납작하게 그려진 꽃, 중력을 거스른 부유하는 듯한 인물들, 구분이 모호한 배경, 불규칙한 빛의 방향, 일관되지 않은 시점이 캔버스 화면에 뒤섞여 있고 이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낯설고 비현실적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일반적 재현에 머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 캔버스의 결이 고스란히 보일 정도로 얇게 표면을 칠하고 인물을 명암으로만 표현하거나 때로는 뭉개버리며 희뿌연 분위기로 생경함에 빠지게 한다.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방문하면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뒤섞이게 되고, 동일한 사물을 매일 마주 하다 보면 공간을 뒤덮은 공기, 그 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주변을 꾸준하게 관찰하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팬지 꽃을 그리다가 방사선 마크가 떠오르는 것 같이 사물에 대한 시각적 고정관념이 흔들리기도 하고, 동물원을 그리면서 봄소풍의 설레임과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에 대한 안쓰러움과 같은 상이한 생각이 의도치 않게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서 그림의 모호함은 증폭되었다.

 

이희현은 자신의 작품이 '되도록 얇고 순하게, 텅 빈 공간을 남기며 먼지처럼 침잠된 언어들이 스스로 출현해주길'바란다고 말한다.(작가노트, 2007) 작가는 시각적 이질성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통해 이 언어들을 드러내며 의미와 사유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이나 스케치가 아닌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그리는 이희현의 작업 방식은 묘사에 방점을 찍고 있지 않아 대상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고, 동일한 상황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과 다양한 시점은 한 화면 안에 오버랩 되어 대상과 거리감을 유지한다. 이러한 까닭에 캔버스 안에 눈에 익은 이미지가 아니라 그들의 생경한 조합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작품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삶의 여러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이희현은 일상을 꾸준히 관찰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것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적 열망은 매일 일정한 양을 채워 그리는 방법을 택하게 하였고 숙제처럼 시작한 작업은 어느덧 익숙한 습관이 되었다. 이희현은 솔직한 그림을 그리길 원한다. 그래서 그는 눈이 지시하는 대로, 오랜 시간 보아왔던 대상이나 환경을 애정을 담아 그려내고 있다. 미술사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인 회화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장르로 존재할 수 있는 까닭은 회화가 가진 다채로움, 그리고 화가의 내면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정직한 매체라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희현의 회화는 맑고 따뜻하다. 작가에게 그림이란 스스로에게 부여한 매일의 노동이자 삶의 일부이며 그는 회화에 대한 무거운 접근보다는 일기보다 농밀한 정도로 그려나가기를 원한다. 일상의 관찰을 통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법한 장면으로 귀결되는 그의 작업은 지극히 회화적인 그림이 되는데,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는 이희현의 작품은 마치 그가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한 일상의 비밀을 찾아내는 것과 같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기억과 경험을 환기시킨다. ■ 최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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