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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아트사이드 갤러리] 푸른길

2018.07.05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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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길

2018/06/15 ▶ 2018/07/19

아트사이드 갤러리

 

주최   아트사이드 갤러리

참여작가   한애규

문의   02-725-1020

홈페이지   www.artside.org/

전시명   푸른길

전시기간   2018.06.15(금) ~ 2018.07.19(목)

전시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장소   아트사이드갤러리 / (03044)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주최/

 

 

 

 

한애규의 작품세계 

 

이정진 (아트사이드 갤러리 큐레이터) 

한애규는 이번 전시 《푸른길》에서도 테라코타 작업을 이어간다. 공간 속에는 흙으로 빚은 인물상을 비롯하여 동물상,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행렬이 자리 잡고 있다. 행렬 속의 인물은 여성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는 동시에 자신의 조상이었던 여인을 상징한다. 여성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소재 중 하나로, 근원적 여성다움, 주체와 생산문제, 여성의 정체성 등 기존 의미에서 보다 개인적인 의미를 반영한다. 행렬 속에는 여인상과 함께 인류가 가축화시킨 친숙한 동물, 소와 말이 등장한다. 반인반수의 형상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Kentauros)와 같이 상체는 인간이고, 가슴 아래부터 뒷부분은 말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공간에는 기둥 조각과 파편들을 형상화한 테라코타 조각들도 자유로이 놓여있다. 이는 지나간 문명의 흔적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현재는 폐허로 남아있지만 찬란했던 한 시절의 이야기를 흔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행렬을 이룬 조각상들과 함께 수직과 수평의 관계 속에서 긴장감과 정서적 이완을 불어넣어 역동적이고 생명력 있는 공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한애규는 행렬을 이룬 조각상들에 대해 한반도의 분단으로 끊어진 북방으로의 길(통로)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과거 북방으로의 열린 길을 통해 사람, 동물, 문화 등 인적, 물적 교류의 역사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갈 수 없는 길이 존재하며 남과 북은 서로의 길을 맞대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하나의 길 위에 서 있는 과거의 행렬을 상상으로 떠올려 그들이 왔듯이 다시 돌아가기를 염원한다.

 

위와 같은 작품의 내용은 흙의 물성을 통한 조형적 표현으로 비로소 구현된다. 작가는 흙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조형적 실험과 자기 방법의 심화를 통해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주로 테라코타 작업에 몰두하며 구상조각을 제작해 왔는데, 흙을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친근감 있고 만져보고 싶은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각의 모나지 않고 둥근 형상 역시 한애규의 작품에서 보이는 주요한 조형적 요소이다. 여인의 가슴과 엉덩이의 곡면을 부각시켜 풍만한 신체를 표현했으며, 말과 소 등 동물상 역시 이들이 지니고 있는 형상을 곡선화 시켜 표현하였다. 이같이 조각의 단순화된 형태와 곡선적인 특징은 그의 작품세계 전반에서 일관되며, 이는 테라코타의 질박한 질감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채와 조화를 이루며 작가 특유의 조형적 표현이 되었다.

 

한애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자신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시간과 역사의 흔적들을 한 공간 안에 담아냈다. 다시 말해, 자신을 둘러싼 삶의 테두리 안에서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우리 삶 속 본연의 모습과 그 존재들을 시각적으로, 또한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허공을 응시하는 여인상의 시선에서 고요한 침묵과 관조를 느낄 수 있듯이, 작가의 작품세계는 인간으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감성과 통찰, 삶 속에서 걸러지고 채집된 순간과 감정들을 흙으로 빚고 불로 굽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현실 속에 재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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