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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은암미술관] Mixed Signal - 황정후展

2018.08.14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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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ed Signal

황정후展 / HWANGJUNGHOO / 黃晶厚 / photography.mixed media

2018_0815 ▶︎ 2018_0831 / 일요일 휴관

 

 

은암미술관

EUNAM MUSEUM OF ART

광주시 동구 서석로85번길 8-12

Tel. +82.(0)62.231.5299

www.eunam.org

 

 

 

포스트모던과 디페랑의 이미지 the Images of the Differend in Post-Modern ● 황정후 작가의 작품들은 일상적인 것들과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문맥에서 벗어난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과일 시리즈를 예로 들면, 방울토마토, 포도, 멜론, 자몽, 바나나 등 그가 다루는 각각의 개별적인 과일들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 과일들은 그의 작품들 속에서 우리에게 낯선 모습으로 나타난다. 방울토마토는 마치 포도송이처럼 있으며, 멜론의 씨가 있어야 할 중심 부분에는 자몽이 박혀있다. 참외를 절단한 면에는 키위가, 바나나에는 의외의 과일들이 숨겨져 있다.

 

과일 시리즈 외에, 마스크 시리즈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즉 그의 마스크 시리즈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얼굴 대신 가면이 씌워져 있거나 투명한 랩으로 겹겹이 가려져 있어서, 그 인물의 진면목을 알아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최근의 작품에서 보다 분명히 나타난다. 수류탄 모양의 술병과 그에 걸 맞는 군용처럼 보이는 케이스, 그 위의 축하 꽃바구니와 종이로 제작한 소총의 이미지가 캔버스 위에 콜라주기법에 의해 함께 놓인다. 또한 냉장고에는 반찬이나 식자재 대신 작가의 책들이 빼곡이 정리되어 있으며, 카메라 필름과 음료수 등이 한 켠에 놓여 있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하나의 관점으로 모든 것의 질서를 파악하고자 했던 모더니즘이나 개별적인 것 보다는 전체적인 구조를 우선시 했던 구조주의에서 벗어나 있다. 다시 말해서 그의 작업들은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내지는 구조주의이후(post-structuralism)의 사상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작업에서는 주체와 객체, 우월한 것과 저열한 것, 나와 너와 같은 이분법적인 또는 위계질서에 따른 구별을 찾아볼 수 없다. 서로 분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며 자신들의 위치를 차지한다. 이처럼 전혀 다른 문맥에 있던 것들이 하나의 장소에서 보이는 것은 마이크로내러티브에 대한 강조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해결할 수 없는 분쟁에서의 개별적인 입장의 존중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 그의 작업이 의도하는 것은 이와 같은 혼합된 이미지들에 대한 다양한 관객들의 개별적인 반응일 것이다. 즉, 이로부터 나오는 의미의 다양성과 해석의 다양성이야말로 황정후의 작업이 하고자 하는 것이다. ■ 김병헌

 

내가 사진으로 담아온 일상 속의 대상들은 내 기억의 조각들이다.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지 않지만 모두에게 다른 기억 다른 의미로 남아 자신을 감추고 또 드러내며 존재한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마주치기도 하고, 언제나처럼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기도 한다. 그러한 조각들이 만들어 내는 기억의 장면 역시 이중적 측면을 갖는다. 기억은 그 주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담겨질 수도 있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변형되어지기도 한다. 기억으로 남겨질 순간에 대해 본인이 처해있는 상황과 입장에 따라 아주 강렬하게 혹은 아무런 의미 없이 기억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뒤섞여 버린 기억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지 내가 기억하는 것들은 과연 온전한 것인지… 남겨진 기억 속 조각들은 수많은 눈짓과 몸짓을 보내며 묻는다. 그리고 나는 보내진 신호들을 다시 모으고, 오려내고, 붙여서 의심할 수 없는 또 다른 기억의 기념품으로 답하려 한다. ■ 황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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