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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 갤러리 도스 기획 이규석 ‘인간중독' 展

2018.07.19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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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기획

이규석 ‘인간중독’ 展

2018. 7. 25 (수) ~ 2018. 8. 3 (금)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이규석 ‘인간중독'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신관)

 

■ 전시기간: 2018. 7. 25 (수) ~ 2018. 8. 3 (금) 

 

  

2. 전시내용

 

얼굴 뒤에 숨겨진 어둠과의 대면 (갤러리 도스 김선재)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내면의 어두움이 숨겨져 있으며 이규석은 이러한 원초적인 추악함을 드러내는데 집중한다. 나와 같은 사람, 나와 비슷한 모습을 지닌 이들을 관찰하고 이성의 가면 뒤에 숨기고 있는 자아의 공허함을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감성으로 함축하여 표현한다. 작가 또한 동시대의 지배를 받고 있는 한 명의 현대인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대상에 대한 본인의 자의식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인간이 지닌 나약함과 불안감이 만들어내는 중독이라는 정신적인 의존증을 주제로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삶에 내재된 다양한 사회적, 심리적 갈등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는 억압해야 할 것이 아니라 꺼내 이해하고 소통해야 할 것들이다. 

 

  인간에 대한 조형적 관심과 탐구는 이규석 작품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삶을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소재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물화는 시대와 상황에 따른 인간과 사회의 여러 문제를 잘 드러낸다. 현대인들의 감추어진 내적 욕망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과장과 왜곡과 같은 재구성의 과정은 필요한 과정이다. 개성적인 얼굴들이 주는 표정과 과감한 강조와 생략은 미묘한 내면의 심리상태를 표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호소력 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얼굴 안에 여과 없이 표현된 현대인의 현실과 고뇌는 내면에 지닌 어두움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형태가 변형됨에 따라 작품 속에 작가가 표현하려는 대상의 본질은 오히려 심화된다. 

 

  작가에게 선은 단순히 대상의 재현을 위한 외곽선이라기보다는 동양화에서 보이는 획의 개념에 더 근접한다. 작품 안에서 형상의 왜곡과 강조를 이끌어내면서 모든 조형적 이미지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원초적인 본능을 표출하는 중요한 조형 요소인 것이다. 흔들리거나 정돈되지 않은 거친 선과 일부에만 강한 색채가 사용된 약물중독자의 모습에는 고상한 아름다움을 거부한 작가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목탄의 입자들이 만들어내는 흩어지기도 하고 응축되기도 하면서 겹치고 번지는 효과에 의한 나타나는 농담은 먹과 함께 다양한 두께의 명료하지 않은 검은 색 선들을 만들어낸다. 또한 광목천이 주는 거친 여백은 작가가 지닌 자극적이고 원초적인 성향을 잘 드러내주며 감상자의 상상력이 속박되지 않도록 해준다. 화면 안에서 재료 자체의 물성과 그에 따른 표현은 보는 이의 구체적인 감정을 자극하고 있으며 이는 형상 자체만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신적인 고유함을 응축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회화에서 대상의 재현은 외적 유사성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내적 정신성을 나타내는데도 그 의미가 있다. 작가는 본인이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인물화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다. 작가는 대상에 대해 갖는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일그러지고 왜곡된 얼굴의 형상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적인 형태보다는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본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천와 먹 그리고 목탄의 만남이 빚어내는 물성과 거기서 느껴지는 감성은 삶 이면에 있는 솔직하고 본능적인 욕망을 우리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직관적이고 괴이한 형상 안에는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뇌와 사유 그리고 휴머니즘이 내포되어 있다. 

 

 

 

 

나는 인물을 그리는 작가다. 창작자들이 그러하듯,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여다보거나 모델들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인물들에 대한 시각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마약중독자들의 체포직후 사진을 보았다. 더 깊게 파고들고자 했다. 그들의 민낯은 처참했다. 녹아내린 얼굴, 풀려버린 근육, 눈빛은 초점을 잃은 채 어슴푸레한 광채를 가지고 있었다. 

늘 그래 왔듯, 여지없이 그들의 눈을 응시하고 관찰 아닌 관찰을 시작했다. 

 

무엇이 그들을 약물이라는 사지(死地)로 몰아넣었는가. 그것은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우리에겐 사지이지만 그들에겐 지상 낙원으로 보였을 것이다. 자신의 혈관 속에 염산덩어리를 주입하며 그들의 눈앞에선 어떤 색채와 황홀경이 펼쳐졌을까. 그들이 그렇게까지 해서 떨쳐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별, 처해진 상황에 대한 회피,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 미움 등 각각 다르겠지.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추려 보았을 때 그들이 가장 미워했고 도망치고 싶어 했던 것은 외로움 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눈앞에 펼쳐졌을 둔탁하지만 강한 색채 속에 잠식되어 그들은 ‘존재함’을 느꼈을 것이다.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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